이전 재판에서 누락된 재산을 다시 재산분할청구하려면?

[가화만사성] 이혼·상속 전문 변호사 친족법 상담일지 #7

[가화만사성] 이혼·상속 전문 변호사 친족법 상담일지 #7

박상홍 변호사

법무법인(유) 로고스 가사/상속팀

이전의 재산분할재판에서 누락한 재산을 뒤늦게 찾았습니다. 이 재산에 대해 다시 재산분할청구를 할 수 있나요?

1989년 3월 15일, A씨와 B씨는 서로의 손을 맞잡고 사랑을 약속하며 혼인신고를 하였습니다가, 아이를 낳고 혼인의 단 꿈이 채 지나지도 않은 1993년 5월, 두 사람은 성격 상의 불일치를 좁힐 수 없다고 생각해 협의 이혼을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아이의 유치원 통원을 위해 대화를 나누던 중 아이를 위해 다시 합치는 것이 어떨까라는 생각이 들었고, 다른 사람을 만난다고 더 나아질 것 같지는 않다는 생각으로, 두 사람은 1995년 12월 5일 다시금 혼인신고를 하였습니다.

하지만 아이를 양육하는 문제에서 비롯된 갈등은 다시금 크고 작은 불화로 이어지곤 했습니다. 결국, A씨는 2010년 1월 9일, B씨를 상대로 이혼 및 기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본소를 제기하였고, B씨도 반소를 제기하여 2013년 5월 26일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의 판결을 받게 되었습니다.

- 주 문 -

1. A와 B는 이혼한다.

2. A는 B에게 재산분할로 청구인 명의의 일부 부동산(가액 합계 155,018,110원)에 관하여 이 판결 확정일자 재산분할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절차를 이행하라.

3. B는 A에게 재산분할로,

가. B 명의의 일부 부동산(가액 125,000,000원)에 관하여 이 판결 확정일자 재산분할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절차를 이행하고,

나. 6억 3,000만 원 및 이에 대하여 이 판결 확정일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5%의 비율에 의한 돈을 지급하라.

A씨와 B씨 모두 이 판결에 불복하여 항소를 제기하였으나, 고등법원은 두 사람의 항소를 전부 기각하였고, 2013년 9월 6일 위 판결이 최종 확정되었습니다. 이후 A씨는 2013년 11월 22일 B씨로부터 판결에 따른 재산분할금을 지급받으면서, B씨의 요청에 따라 “전 남편인 B씨와는 모든 법적 절차가 끝났기에, 이후 숨겨놓은 재산에 대해서도 소송할 의사가 없음을 밝힙니다.”라는 메시지를 카카오톡으로 보냈습니다. A씨는 비록 B씨가 혼자서 경매나 재테크 모임에 참가하며 다른 자산에 투자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이혼 과정에서 그에 대한 자신의 아쉬움은 충분히 이야기를 하였다고 생각하기도 하였고, 더 이상 B씨와 다툼을 벌이는 것에는 이골이 나 있었기 때문에 B씨의 요청에 응하게 되었습니다.

몇 년 후, A씨는 B씨가 재테크 모임에서 친하게 지내던 C씨와 재혼한 사실을 알게 되었고, C씨가 고급 아파트에서 멋진 자동차를 몰고 내리는 모습을 우연히 목격하게 되었습니다. 그 순간, A씨는 순간적으로 B씨가 이혼 전부터 C씨와 몰래 관계를 유지하며 자신의 재산을 넘겨주었는지에 대한 의심이 들었습니다. 이에 A씨가 B씨와 C씨의 관계에 대해 수소문해 보았더니, 과연 B씨가 C씨의 친인척 명의로 이혼 전부터 여러 부동산을 구매하고, 해외에서도 B씨 명의의 금융 자산을 은닉해 왔던 정황을 발견하고 격분하게 되었습니다.

결국, A씨는 2015년 8월 18일, 위와 같이 추가로 발견한 B씨의 자산에 대한 자신의 몫은 아직 받지 못한 것이나 마찬가지이므로, 재산분할심판을 다시 청구하기로 결심하였습니다. 새로운 소송에서 A씨는 B씨가 기존의 이혼 소송에서 약 100억 원 상당의 부동산 및 금융자산을 고의로 누락하거나 은닉하였으며, 이에 대해서는 재산분할의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채 판결이 선고되었으므로, 기존 사건에서 적용받은 기여도 50%를 적용하여 적어도 50억 원을 분할받아야 한다고 주장하였습니다.

그런데 A씨의 바람과는 달리, 1심에서 A씨의 청구는 기각되었습니다. 무척이나 당황한 A씨는 도대체 어떻게 된 것인지 고민하던 끝에 이혼·상속 전문 변호사 팀을 찾아 상담을 받기로 했습니다.

[의뢰인의 문의 사항]

재산분할에서 누락한 재산에 대해서 다시금 분할청구할 수 있나요

종전 재판 절차에서 앞으로 더 재산분할을 다투지 않겠다는 의사를 표시한 경우, 추가로 발견된 재산에 대한 재산분할청구권을 포기한 것이 되는 것인가요

[박상홍 변호사의 솔루션]

Q1) 재산분할재판에서 누락한 재산에 대해 다시금 분할청구할 수 있나요

A1) 원칙적으로 가능하지만, 너무 늦게 청구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

이에 대해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재산분할재판에서 분할대상인지 여부가 전혀 심리된 바 없는 재산이 재판확정 후 추가로 발견된 경우에는 이에 대하여 추가로 재산분할청구를 할 수 있습니다(대법원 2003. 2. 28. 선고 2000므582 판결).

다만, 재산분할청구권은 이혼한 날로부터 2년 내에 행사하여야 하고 그 기간이 경과하면 소멸되어 이를 청구할 수 없게 규정되어 있습니다(민법 제843조, 제839조의2 제3항). 이때 ‘2년’이라는 기간은 권리관계나 법률관계를 신속히 확정하려는 ‘제척기간’의 성격을 지니기 때문에, 당사자가 기간을 준수하지 못하였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을 참고하여 늘려줄 수 없습니다. 이러한 제척기간은, 이미 재산분할심판이 확정된 후 부부 일방이 추가로 재산분할청구를 하는 경우에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대법원 2018. 6. 22.자 2018스18 결정). 한편, A씨와 같이 청구인 지위에서 대상 재산에 대해 적극적으로 재산분할을 청구하는 것이 아니라, B씨와 같이 이미 추가로 제기된 재산분할청구 사건의 상대방 지위에서 분할대상 재산을 주장하는 경우에는 제척기간이 적용되지 않습니다(대법원 2022. 11. 10.자 2021스766 결정). 

A씨의 경우에는 B씨와 2013년 9월 6일 최종적으로 이혼하는 것으로 확정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추가로 알게 된 B씨의 재산에 대해서 재산분할심판청구서를 접수하는 것뿐만 아니라, 최종적인 B씨의 재산 내역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를 확인하고 심판청구취지를 확장하는 것까지 모두 이혼 판결이 확정되고서 2년 이내에 접수했어야 합니다.

따라서, A씨가 2015년 8월 18일 최초의 심판청구서를 제출할 때 특정한 재산에 대해서는 심리가 이루어질 수 있지만, 2016년 1월 정리하여 추가로 제출한 재산 내역에 대해서는 재산분할청구가 부적법한 것이 되어 각하됩니다.

Q2) 종전 재판 절차에서 앞으로 더 재산분할을 다투지 않겠다는 의사를 표시한 경우, 추가로 발견된 재산에 대한 재산분할청구권을 포기한 것이 되는 것인가요

A2) 재산분할에 관하여 앞서 재판이 있었으나 그 재판이 임의조정이든 화해든 본격적으로 심리가 진행되지 못한 채 당사자들의 합의에 의해 조기종결되는 경우에도, “재산분할 등 금전적 청구를 하지 않겠다”는 취지의 문구를 합의안이나 조정안에 포함시키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 문구에 대해서 추후 재산이 발견되더라도 위와 같은 조정조항에 의거하여 추가 재산분할청구는 불가능하다고 해석하면 위 화해절차가 공동재산을 은닉하고자 하는 당사자에 의하여 악용될 우려가 있으므로, 법원에서는 해당 문구를 향후 재산분할대상이 될 것으로 약정 당시 예측할 수 있었던 재산에 한하여 추후 재산분할청구권을 포기한 것으로 제한해석하고 있습니다(서울가정법원 2010. 9. 17. 선고 2009느합133, 2010느합21 심판).

즉, 이전의 논의 당시 어느 일방이 그 소재를 예측할 수 없었던 상대방의 재산에 관하여는, 이혼 이후에도 제척기간을 준수하는 경우 추가로 재산분할청구를 할 수 있게끔 길을 열어두고 있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