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 동안 헌신했는데 맨몸으로 쫓겨나야 하나요?
[가화만사성] 이혼·상속 전문 변호사 친족법 상담일지 #8
[가화만사성] 이혼·상속 전문 변호사 친족법 상담일지 #8
최가경 변호사
법무법인(유) 로고스 가사/상속팀
남편이 부부의 모든 재산을 형성한 것은 사실입니다. 저는 그런 남편이 고마워 최선을 다해 양육과 집안일에 최선을 다했습니다. 25년을 살았지만 남편과의 다툼이 너무 심해져 이혼을 하게 되었는데, 자신이 모두 재산을 해왔으니 맨몸으로 나가라고 하네요. 너무 막막합니다.
25년 전, A씨의 결혼식은 동화처럼 환상적이었습니다. 도심의 한 유명 호텔의 화려한 볼룸에서, 사랑하는 이들과 함께, 두 사람의 결혼은 주변 모두의 부러움을 샀습니다. A씨는 당시의 그 감정을 이렇게 회상했습니다. "모든 것이 완벽했어요. B씨는 정말 자상하고, 세심한 남편이었죠. 그리고 그 환상적인 유럽 여행은... 정말 꿈만 같았습니다."
그들의 아파트는 도시 중심가의 고층 건물에 위치해 있었으며, 매일 아침 창문 너머로 펼쳐지는 도시의 전경은 A씨에게 매일을 특별하게 만들어주었습니다. 이 모든 것은 B씨의 성공 덕분이었습니다. A씨는 그 성공을 위해 가정에서 모든 일을 도맡았습니다.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했어요. B씨가 집에 돌아왔을 때, 집은 항상 평화로워야 했죠. 그가 편안하게 쉴 수 있도록 말이에요."
그러나 세월이 흐르면서 B씨의 성공이 그의 인격을 변화시켰습니다. 승진 후 그의 스트레스는 가정에 불화의 그림자를 드리웠고, A씨와의 관계도 점점 틀어졌습니다. 사소한 오해가 큰 싸움으로 발전하곤 했고, 이러한 다툼은 결국 이혼소송으로 이어졌습니다.
"당신은 경제적으로 아무런 기여도 하지 않았어. 모든 재산은 내가 일궈낸 것이니 분할할 이유가 없어." B씨의 목소리가 법정에서 울려 퍼졌습니다. A씨는 법정에서 침착하게 말했습니다. "25년 간, 저는 가정을 지키고 자녀들을 키우는 데 모든 시간을 바쳤습니다. 그것이 경제적 기여가 아니라면 무엇이라고 할 수 있겠어요?" A씨의 변호사는 가사노동과 양육의 경제적 가치에 대해 강조하며, A씨의 헌신이 B씨의 경제적 성공에 어떻게 큰 영향을 미쳤는지를 재판부에 호소했습니다. "이 모든 헌신 없이 B씨가 오늘날의 위치에 있을 수 있었을까요? A씨의 노력은 B씨가 회사에서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었습니다."
[의뢰인의 문의 사항]
25년 동안 양육과 집안일을 전담했고, 그 덕분에 가족들이 잘 되었는데도, 남편이 가져온 재산은 모두 남편의 특유재산이 되어 재산분할될 가능성은 없나요?
[최가경 변호사의 솔루션]
Q) 25년 동안 양육과 집안일을 전담했고, 그 덕분에 가족들이 잘 되었는데도, 남편이 가져온 재산은 모두 남편의 특유재산이 되어 재산분할될 가능성은 없나요?
A) “특유재산은 재산분할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지만, 예외적인 요건을 충족하면 재산분할대상이 됩니다. 한편, 혼인 성립 당시 특유재산과 혼인 파탄 직전 특유재산은 재산분할 여부가 달라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대법원은 소송 당사자 일방의 특유재산을 재산분할에 포함시킬지 여부의 기준에 대해, “부부 일방의 특유재산은 원칙적으로 재산분할의 대상이 되지 않으나, 특유재산일지라도 다른 일방이 적극적으로 그 특유재산의 유지에 협력하여 그 감소를 방지하였거나 그 증식에 협력하였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재산분할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입장입니다. 따라서 특유재산은 원칙적으로 재산분할 대상이 아니지만, 예외적으로 다른 일방이 적극적으로 그 특유재산 유지에 협력하여 그 감소를 방지했거나 증식에 협력했다고 인정된다면 재산분할 대상이 됩니다.
남편이 혼인 당시 매입한 아파트의 비용을 모두 담당했다면, 남편의 특유재산이 맞습니다. 하지만 A씨는 두 아이의 양육에 최선을 다했고, 집안일을 홀로 전적으로 담당했습니다. A씨가 집안에서 내조한 덕분에 아이들과 남편이 모두 잘 되었다고 볼 수 있겠죠. 따라서 A씨는 남편의 특유재산 중 혼인생활 시작 당시 매입한 아파트에 대하여서는 혼인생활 20년 동안 특유재산인 아파트의 유지 및 증식에 협력하였다고 볼 수 있습니다. 쉽게 말해서 A씨가 집안일을 열심히 하여 남편이 돈을 열심히 벌도록 조력함으로써, 아파트를 팔지 않게 된 셈이라고도 볼 수 있지요. A씨가 혼인기간 동안 아파트의 유지에 협력하여 감소를 방지(남편이 회사 생활을 지속하며 돈을 벌어서 아파트를 매도하지 않아도 되게끔 협력함)하게 한 것이고, 아파트 값이 올랐다면 A씨가 아파트 가액의 증식에도 협력한 것입니다.
다만, A씨가 양육에 최선을 다했다는 증거와 집안일을 전적으로 담당했다는 증거를 꼼꼼하게 검토한 후 제출하여, 가장 적합한 입증을 해내야만 특유재산이 재산분할 대상이 될 것입니다. A씨는 자녀들과 남편의 과거 대화들과 편지 등을 모두 검토하였습니다. 그 중 남편이 A씨에게 양육과 집안일을 전적으로 담당해 주어 자신은 일에 전념할 수 있다며 헌신에 감사를 표하는 결혼기념일 편지를 찾았습니다. 그 편지를 제출한 것이 판결문에 기재되었고, 기여도에도 영향을 주었을 만큼 결정적인 증거였습니다. 그 외에도 A씨가 가족들에게 요리해 주었던 사진을 모아 제출하였고, 남편이 바쁠 때에도 아이들과 외출을 자주 하였던 사진을 수집하여 제출하였습니다. 이로써 재판부는 혼인 당시 아파트의 유지, 증식에 대한 A씨의 기여도를 인정하여 재산분할 대상에 포함시켜 주었습니다. 혼인 당시 구입했던 아파트 외에 혼인생활을 유지하면서 이룩한 재산은 말할 것도 없이 부부의 재산분할 대상이 된 것은 물론입니다.
한편, A씨 부부의 이혼 소송이 시작되기 6개월 전, 즉 혼인 파탄 6개월 전 남편이 매입한 새 아파트에 대해서, 법원은 A씨가 기여한 것이 사실상 없다고 판단하고 남편의 특유재산이라고 보아 그 아파트는 재산분할 대상에서 제외했습니다.
[실무 Tip. 증거의 수집과 검토]
이처럼 증거 검토와 수집은 너무도 중요한 작업입니다. 그러한 작업은 변호사의 경험이 크게 작용될 수밖에 없는 부분입니다. 법원의 판결문에는 양측의 입증 과정은 실리지 않기 때문에, 소송의 당사자가 아니라면 소송 중에 어떤 증거를 제출하여 주장을 입증했는지 확인하기는 어렵습니다. 즉, 변호사가 성공하였던 경험에 크게 좌우되는 영역이 증거 수집 과정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