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가화만사성 Oct 27. 2024

어머니가 돌아가시기 직전의 명품 구입 내역, 대책은?

[가화만사성] 이혼·상속 전문 변호사 상속법 상담일지 #5

[가화만사성] 이혼·상속 전문 변호사 상속법 상담일지 #5


최가경 변호사

법무법인(유) 로고스 가사/상속팀


“어머니께서 돌아가시기 직전 1개월 동안 혼수상태셨습니다. 그런데 바로 그 시기에 어머니의 계좌에서 명품 구매 내역이 발견되었습니다.”


어머니는, 몇 년간의 항암치료 끝에 결국 돌아가시기 한 달 전부터 혼수상태에 빠지셨습니다. 그때 병원의 조용한 병실에서 어머니의 무의식 뒤로 가족들이 아무도 모르는 의문의 거래가 조용히 진행되었습니다.     


어머니는 평생 검소한 생활을 하셨고, 재물에 대한 욕심보다는 가족의 건강과 행복을 우선시하는 삶을 살아오셨습니다. 그런데 어머니께서 돌아가신 후 가족들은 상속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어머니의 은행 계좌에서 이루어진 수상한 거래들을 발견하고 큰 충격에 휩싸였습니다. 명품 브랜드에서 이루어진 고액의 구매 내역들이었습니다. 이 거래들은 어머니가 의식을 잃기 직전부터 시작되어 혼수상태에 빠진 기간 동안 계속되었습니다.


이후 추가적인 확인 과정에서 더욱 놀라운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같은 기간 동안 어머니 계좌에서는 큰형의 계좌로 1억 원이 이체되었습니다. 이 기간 동안 큰형은 병원 측의 1인 보호자 방침 하에 유일하게 등록된 보호자였습니다. 이 상황은 큰형이 어머니의 계좌를 임의로 사용했을 가능성을 떠올리게 했습니다. 가족들은 큰형을 의심했고, 큰형은 그 돈을 어머니의 요청에 따라 사용했다고 주장했지만, 어머니께서 의식이 없었던 상황이었기에 그 주장은 믿을 수 없었습니다. 특히 어머니의 성품상 명품 구매는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어쩔 수 없이 큰형을 상대로 상속재산분할 심판을 청구하면서 가족 내부의 갈등은 점점 심화되었습니다.


[의뢰인의 문의 사항]

큰형이 어머니의 혼수상태를 이용해 계좌 이체와 명품 구매를 한 것 같은데, 소송에서 이를 어떻게 파악할 수 있나요?


[최가경 변호사의 솔루션]

Q) 큰형이 어머니의 혼수상태를 이용해 계좌 이체와 명품 구매를 한 것 같은데, 소송에서 이를 어떻게 파악할 수 있나요?

A) 먼저, 어머니가 혼수상태였다는 사실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를 위해 법원에 문서제출명령신청을 할 수 있습니다. 이 신청을 통해 법원이 어머니가 계셨던 병원에 의무기록을 요청하여 해당 기간 동안 어머니의 상태를 명확히 할 수 있습니다. 상속인인 A씨는 직접 병원을 방문하여 피상속인의 의무기록을 발급받아 올 수도 있습니다.   

  

어머니의 혼수상태가 확인되면, 다음으로는 큰형에 대한 구석명 신청을 할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판사님께서 큰형에게 1억 원 계좌 이체와 명품 구매 내역에 대해 해명할 것을 요구할 것입니다. 큰형의 해명을 들은 후, 그 내용에 따라 소송의 다음 단계를 결정하고 추가적인 조치를 취할 수 있습니다. 물론 큰형이 법원의 명령을 무시하고 해명을 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그렇다면 재판을 포기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보아도 무방합니다. 판사님께서도 이상하다고 보아 해명을 요구하였는데도 명령을 무시하고 해명하지 않는다면 재판 결과에 몹시 불리해질 것은 명백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보통 이런 경우 A씨의 큰형은 변명이라도 할 것입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큰형의 답변이 어머니의 의사에 반하여 자행된 금융 거래임을 입증하면, A씨는 큰형의 특별수익을 주장하거나, 상속분의 선급을 주장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상속재산 중 큰형에게 갈 상속재산은 특별수익 혹은 상속분의 선급 금액만큼 차감될 수 있습니다. 그렇게 될 경우 반대급부로 A씨의 상속재산은 더 늘어나게 되는 것이지요. 물론, 큰형의 불법행위가 재판과정에서 드러날 경우 A씨는 큰형에 대한 형사적 조치도 검토할 수 있을 것입니다.     


[실무 Tip. 문서제출명령 신청]

소송 과정에서 문서제출명령 신청은 특정 문서나 자료를 가지고 있는 사람에게 그 문서나 자료를 증거로 제출하도록 법원에 요청하는 것입니다. 법원이 신청을 받아들이면 문서제출명령을 발령하게 됩니다. 문서제출명령은 주로 상대방이나 제3자가 보유하고 있는 중요한 문서나 정보를 법원을 통해 확보하고자 할 때 사용됩니다.


신청인은 특정 문서나 정보의 제출이 왜 필요한지, 그리고 해당 문서가 소송의 해결에 어떻게 중요한지를 명확히 기재해야 합니다. 법원은 제출을 요구하는 문서가 소송에 필요하고 중요하다고 판단하면 문서제출명령을 내릴 수 있습니다. 명령이 발령되면, 문서의 보유자는 법원의 지시에 따라 특정 기간 내에 문서를 제출해야 합니다. 문서제출명령을 이행하지 않는 경우, 법원은 문서의 보유자에 대하여 강제금 부과, 감치(일정 기간 구금)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습니다.


[실무 Tip. 구석명 신청]

소송에서 구석명 신청은 특정한 사실이나 사항에 대해 상대방에게 자세한 설명을 요구하는 절차입니다. 이 신청은 주로 증거가 불충분하거나 불확실한 부분에 대해 상대방의 입장이나 설명을 명확히 듣고자 할 때 사용됩니다. 구석명은 소송의 사실 관계를 명확히 하고, 법원이 사건을 정확하게 이해하도록 돕기 위한 절차입니다.

문자를 그대로 풀어보면, ‘명확하게 해명할 것을 요구하는 신청’ 정도로 볼 수 있습니다. 즉, 구석명 신청은 법원에 상대방의 불분명한 사실관계를 명확하게 해명할 것을 법원이 요구하도록 신청하는 것이라고 할 것입니다.


법원은 신청된 구석명의 필요성과 타당성을 검토합니다.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상대방에게 구석명을 요구할 수 있는 결정을 내립니다. 상대방은 법원의 요구에 따라 구석명의 대상이 된 사항에 대해 자세히 답변해야 합니다. 그러나 이 신청이 항상 허용되는 것은 아니며, 법원의 판단 아래에서만 진행됩니다. 따라서, 신청서 작성 시 신청의 필요성과 구체적인 사유를 명확하게 제시해야 합니다.     

이전 18화 어머니와 동업하며 일군 재산, 똑같이 나눠야 하나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