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화만사성] 이혼·상속 전문 변호사 상속법 상담일지 #5
최가경 변호사
법무법인(유) 로고스 가사/상속팀
“어머니께서 돌아가시기 직전 1개월 동안 혼수상태셨습니다. 그런데 바로 그 시기에 어머니의 계좌에서 명품 구매 내역이 발견되었습니다.”
어머니는, 몇 년간의 항암치료 끝에 결국 돌아가시기 한 달전부터 혼수상태에 빠지셨습니다. 그 때 병원의 조용한 병실에서 어머니의 무의식 뒤로 의문의 거래가 조용히 진행되었습니다.
어머니는 평생 동안 검소한 생활을 하셨고, 재물에 대한 욕심보다는 가족의 건강과 행복을 우선시하는 삶을 살아오셨습니다. 그러나 어느 날, 가족들은 어머니의 은행 계좌에서 이루어진 수상한 거래들을 발견하고 큰 충격에 휩싸였습니다. 명품 브랜드에서 이루어진 고액의 구매 내역들이었습니다. 이 거래들은 어머니가 의식을 잃기 직전부터 시작되어 혼수상태에 빠진 기간 동안 계속되었습니다.
이후 추가적인 확인 과정에서 더욱 놀라운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같은 기간 동안 어머니 계좌에서는 큰형의 계좌로 1억 원이 이체되었습니다. 이 기간 동안 큰형은 병원 측의 방침 하에 유일하게 등록된 단 한 명의 보호자였습니다. 이 상황은 큰형이 어머니의 계좌를 임의로 사용했을 가능성을 떠올리게 했습니다. 큰형은 “어머니가 의식을 잃기 전에 부탁하셨다”며 의혹을 부인했습니다. 하지만 어머니가 실제로 명품에 관심이 없으셨고 생전 주변에 자녀들에게 돈을 줄 때조차 늘 신중하셨던 태도를 생각해 보면 쉽게 납득하기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결국 큰형을 상대로 상속재산분할 심판을 청구하며 진실을 밝히고자 결심했습니다.
큰형이 어머니의 혼수상태를 이용해 계좌 이체와 명품 구매를 한 것 같은데, 소송에서 이를 어떻게 파악할 수 있나요?
만약 이용한 것이 맞다면, 상속재산분할심판에서 어떤 주장을 해야 할까요?
Q) 큰형이 어머니의 혼수상태를 이용해 계좌 이체와 명품 구매를 한 것 같은데, 소송에서 이를 어떻게 파악할 수 있나요?
A) 먼저, 어머니가 혼수상태였다는 사실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를 위해 법원에 문서제출명령신청을 할 수 있습니다. 이 신청을 통해 법원이 어머니가 계셨던 병원에 의무기록(진료기록, 간호기록지, 회진 기록 등)을 요청하여 해당 기간 동안 어머니의 상태를 명확히 할 수 있습니다. 상속인인 의뢰인은 직접 병원을 방문하여 피상속인의 의무기록을 발급받아 올 수도 있습니다. 이 기록에서 어머니의 의식 상태가 ‘혼수상태’로 지속되었음을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면, 그 시기에 이루어진 금융 거래는 어머니의 의사에 의한 것일 수 없다는 점을 소명할 수 있습니다.
다음으로는 큰형을 상대로 구석명(口釋明) 신청을 하여, 법원으로 하여금 큰형에게 1억 원 이체 및 명품 구매의 경위에 대한 해명을 명령하도록 할 수 있습니다. 법원이 구석명을 명령하면, 큰형은 해당 거래가 어떤 경위로 이루어졌는지, 어떤 지시에 따라 사용한 것인지 구체적으로 설명해야 합니다. 큰형의 해명을 들은 후, 그 내용에 따라 소송의 다음 단계를 결정하고 추가적인 조치를 취할 수 있습니다. 물론 큰형이 답변을 회피하거나 해명을 거부한다면 이는 법원에서도 불리하게 판단할 수 있는 부분이므로, 해명 그 자체가 큰형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보통 이런 경우 의뢰인의 큰형은 변명이라도 할 것입니다.
Q)만약 이용한 것이 맞다면, 상속재산분할심판에서 어떤 주장을 해야 할까요?
A) 만약 어머니가 혼수상태였고, 큰형이 그 시기에 피상속인의 계좌에서 자금을 인출하여 사적 용도로 사용한 것이 드러난다면, 특별수익 혹은 상속분의 선급 주장을 할 수 있습니다.
상속재산분할심판에서는 상속인 중 일부가 생전에 피상속인으로부터 받은 이익(특별수익)이 있다면, 그에 해당하는 금액만큼 상속분에서 공제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따라서 의뢰인은 1억 원의 이체 및 명품 구매액을 큰형의 특별수익 혹은 어머니 생전에 상속을 미리 받은 셈(선급)으로 간주해 상속분에서 차감해 달라고 법원에 요청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상속재산 중 큰형에게 갈 상속재산은 특별수익 혹은 상속분의 선급 금액만큼 차감될 수 있습니다. 그렇게 될 경우 반대급부로 의뢰인의 상속재산은 더 늘어나게 되는 것이지요.
만약 큰형이 어머니의 계좌를 임의로 사용한 것이 명백해질 경우, 형사고소도 고려해 볼 수 있습니다. 이는 사문서 위조나 횡령 등 형사 책임이 문제될 수 있는 부분이므로, 민사 재판 외에도 별도의 절차로 진행될 수 있습니다.
소송 과정에서 문서제출명령 신청은 특정 문서나 자료를 가지고 있는 사람에게 그 문서나 자료를 증거로 제출하도록 법원에 요청하는 것입니다. 법원이 신청을 받아 들이면 문서제출명령을 발령하게 됩니다. 문서제출명령은 주로 상대방이나 제3자가 보유하고 있는 중요한 문서나 정보를 법원을 통해 확보하고자 할 때 사용됩니다.
신청인은 특정 문서나 정보의 제출이 왜 필요한지, 그리고 해당 문서가 소송의 해결에 어떻게 중요한지를 명확히 기재해야 합니다. 법원은 제출을 요구하는 문서가 소송에 필요하고 중요하다고 판단하면 문서제출명령을 내릴 수 있습니다. 명령이 발령되면, 문서의 보유자는 법원의 지시에 따라 특정 기간 내에 문서를 제출해야 합니다. 문서제출명령을 이행하지 않는 경우, 법원은 문서의 보유자에 대하여 강제금 부과, 감치(일정 기간 구금)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습니다.
소송에서 구석명 신청은 특정한 사실이나 사항에 대해 상대방에게 자세한 설명을 요구하는 절차입니다. 이 신청은 주로 증거가 불충분하거나 불확실한 부분에 대해 상대방의 입장이나 설명을 명확히 듣고자 할 때 사용됩니다. 구석명은 소송의 사실 관계를 명확히 하고, 법원이 사건을 정확하게 이해하도록 돕기 위한 절차입니다.
법원은 신청된 구석명의 필요성과 타당성을 검토합니다.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상대방에게 구석명을 요구할 수 있는 결정을 내립니다. 상대방은 법원의 요구에 따라 구석명의 대상이 된 사항에 대해 자세히 답변해야 합니다. 그러나 이 신청이 항상 허용되는 것은 아니며, 법원의 판단 아래에서만 진행됩니다. 따라서, 신청서 작성 시 신청의 필요성과 구체적인 사유를 명확하게 제시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