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의 기억법
전화번호나 주소 같은 것을 기억하고 싶다면 반복해서 그것을 낭독해 보라. 여러 번 낭독하는 것은 무언가를 기억하는 데 가장 좋은 방법이다. 기억력은 다른 생물체와 비교해서 인간이 가지고 있는 우월한 능력 중 하나다. 그러나, 워싱턴포스트의 기사에 따르면 개는 당신을 아주 신중히 지켜보고 심지어 당신이 하는 행동을 기억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간은 단어의 사용을 통해 기억해야 할 것들을 열거한다. 이것을 일화 기억이라고 한다. 이러한 일화 기억 능력이 동물에도 있음을 증명할 수 있는 확실한 증거가 있다. 헝가리 외트뵈시 로란드대학의 클라우디아 푸가짜 연구원은 “우리가 진행한 연구가 강아지 마음속을 탐구하는 것을 목표로 하지만 그렇게 할 수 있는 확실한 방법이 없다는 것을 시인할 수밖에 없다”며 “대신 강아지의 기대 행동을 배우는 목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그녀는 “연구를 통해 강아지가 그들이 목격한 물체뿐만 아니라 목격한 대화까지 기억하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며 “이러한 발견을 통해 강아지가 일화 기억 능력을 사용하고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미 애리조나주립대학의 한 연구원은 이 연구 결과가 그들의 이론을 실제로 뒷받침하지는 못한다고 말했다. 그는 강아지가 특정한 제스처를 모방하라는 명령을 받았을 때 이를 매우 조심스럽게 관찰하려고 노력한다고 설명했다.
사실 외트뵈시 로란드대학의 연구는 강아지의 수면과 기억의 관계를 발견하는 것을 목적으로 진행됐다.
연구의 첫 번째 부분은 수면 연구였다. 실험대상인 강아지는 연구원에 의해 앉는 동작과 눕는 동작을 배웠다. 그 후 강아지는 잠이 들었고 연구원들은 수면 상태에서 뇌 활동을 비침습적 뇌파검사를 통해 관찰했다. 연구원들은 강아지가 잠을 자고 있는 중에도 ‘앉아’와 ‘누워’라는 명령어를 반복해서 강아지에게 들려줬다. 실험 결과, 수면이 강아지의 암기 능력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뇌파의 스펙트럼을 관찰했을 때 다른 파동 패턴을 발견했고 뿐 아니라 알파 활동이 감소하는 동안 델타 파워가 증가한 것을 알아냈다. 이러한 발견은 강아지가 “학습 후 수면을 했을 경우 암기 능력이 향상했다”는 사실을 시사했다.
또한 강아지가 어떠한 명령을 학습한 후 잠을 자면 두뇌 활동이 조절된다는 사실도 발견했다. 연구팀은 “이것이 강아지가 잠을 잔 후, 학습한 명령을 더 잘 수행하는 이유”라며 “강아지는 수면 중에 새롭게 습득한 지식을 처리하고 증진한다”고 밝혔다.
연구의 두 번째 부분은 앉는 동작과 눕는 동작을 배운 후 진행됐다. 이러한 동작을 배운 강아지들은 잠을 자는 그룹, 산책 하는 그룹, 새로운 행동을 배우는 그룹, 먹이를 먹는 그룹, 장난감과 노는 그룹으로 나뉘었다. 이러한 활동은 앞서 언급한 명령을 다시 테스트한 후 수행됐다.
실험 결과, 강아지의 학습 수행 능력은 그들이 참여한 활동에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산책을 하거나 잠을 잔 그룹의 강아지들이 더 높은 학습 수행 능력을 보였다.
일주일 후, 같은 강아지를 데려와 동일한 활동을 반복하도록 했고 이 결과, 학습 후, 잠을 자거나 산책을 한 강아지가 여전히 학습 능력 및 기억력이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팀은 “당신의 애완견이 어떠한 행동을 기억하기를 원한다면 훈련 후, 잠을 재우거나 함께 산책을 해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