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시아의 섬나라 싱가포르는 사실 수천 마리에 이르는 작은 고양이들의 집이다.
이 고양이들은 작은 체구에 큰 눈과 귀, 밝은 갈색계열의 털과 뭉툭한 꼬리가 특징이다.
예전에는 작은 몸집을 이용해 하수구에서 주로 생활하던 습성이 있어 현지에서는 지금도 '드레인(drain) 캣'이라 불리기도 한다. 바로 '싱가퓨라(Singapura)'다.
기네스북에서 인정한 가장 작은 고양이인 싱가퓨라는 약 1965년 이후부터 싱가포르에 터전을 잡은 것으로
알려진다.
1970년에는 싱가포르에서 몇 년간 거주했던 미국인 토미 매도우(Tommy Meadow)와 할 매도우(Hal Meadow)부부가 본국으로 돌아가면서 처음으로 미국에 진출했다. 이들은 테스(Tess)와 티클(Ticke) 그리고 푸스(Pusse) 등 세마리의 싱가퓨라를 데려가 키웠다고 한다.
당시 고양이연맹 CFF(Cat Fanciers' Federation)'의 관계자이면서 브리더였던 토미 매도우는 싱가퓨라의 표준 품질을 기록했다. 또한 미국내에 싱가퓨라 협회를 설립하며 이 종의 보존과 보호, 홍보에 주력했다. 1979년 국제고양이협회(ICA, International Cat Association)와 CFF는 챔피언십 대회에서 싱가퓨라를 품종으로 인정했다. ICA에 따르면 싱가퓨라는 1982년 등록, 1988년에는 챔피언십 대회에 등록됐다.
1971년 미국으로 간 고양이들의 선적 기록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1974년 당시 미 텍사스에서 싱가포르로 간
5마리 가운데 테스와 티클, 푸시라는 이름의 기록은 확인됐다.
이듬해 부부가 다시 미국으로 돌아갈때 이 고양이들의 이름은 수입품목 명단에서 확인이 가능해 1971년 싱가포르를 떠나 미국으로 갔던 고양이들로 추측된다.
하지만 정작 보호자인 이들 부부는 처음 미국에 갔던 고양이들와 다시 싱가포르로 온 고양이들은 다르다고 주장했다. 이들 고양이가 원래부터 있던 3마리 고양이들의 손주들이라는 것.
그러나 싱가퓨라의 기원은 제대로 알려진 바가 없어 여러 가지 추측만 난무할 뿐이다.
하나는 1971년 할 매도우가 증명서가 없는 3마리의 새끼 고양이들을 미국으로 보냈고 이후 1974년으로 다시 오면서 여러 고양이들을 데려온 이야기와 관련이 있다.
다른 하나는 고양이 애호가이면서 브리더였던 제리 메이에스(Jerry Mayes)가 1990년 싱가포르로 가 싱가퓨라를 찾은 이야기다. 이 당시 싱가퓨라는 싱가포르의 국가 마스코트가 되면서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메이에스는 현지 길거리에서 원래부터 있었던 싱가퓨라를 찾는데 실패한 것으로 알려진다.
다만 싱가포르에서 버마 고양이와 아비니시안 고양이들이 같이 살고 있어 이들의 교배로 새로운 종이 만들어졌을 거라는 추측이다.
싱가퓨라는 작은 크기답게 몸무게도 2kg가량밖에 나가지 않는데 수컷의 경우 3.5kg까지도 나간다.
몸은 작지만 근육질이다.
털은 갈색으로, 각 가닥에는 머리쪽은 아이보리, 끝으로 갈수록 더 어두운 색상을 띈다.
이에 무심코 보면 퓨마처럼 보이기도 한다. 눈은 헤이즐과 녹색, 황색으로 구성된다.
이 작은 고양이는 그러나 매우 호기심 있고 장난스러우며 성격도 외향적이다. 특히 지능도 높은 것으로 간주되는데 사람이나 다른 집의 반려동물들과도 상호작용이 가능하다.
대체적으로 반려동물로서 잘 지낼 수 있는 적절한 기질을 타고났다. 게다가 공을 쫓거나 커튼 사이를 점프하고 사람의 어깨위를 돌아다니면서 주의와 관심을 끄는 행동에 능해 원하는 것을 요구하는데 문제가 없다. 보호자의 무릎에 편안히 앉아있거나 추운 날에는 포옹까지 서슴치 않는다. 당연히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는 것을 좋아하고 수줍음도 없다.
어린아이들과도 잘 지내는 편인데 아이들이 난폭하게만 다루지 않는다면 아이들과의 상호작용도 충분히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