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미국 버지니아 주에서 22세의 여성이 키우던 핏불 두 마리에게 물려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개 훈련사인 발레리 폴은 생활 습관의 급격한 변화 등의 외부적 요인이 반려견을 공격적으로 만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반려동물과 관련된 여러 법정 소송에서 증언을 한 경험이 있다.
외부적 영향이 반려견을 과도하게 자극해서 이들이 주인까지 공격하게 만들었다는 것이 폴의 주장이다.
사망한 베타니 스티븐스는 개인적인 이유로 자신이 키우던 두 마리 반려견을 아버지에게 맡겼다. 베타니의 아버지는 반려견을 책임질 생각이 없었기 때문에 개들을 실내에 들이지 않고 집 밖에 방치했다. 두 마리 개들은 원래 베타니와 함께 실내견으로 살던 개들이었다. 베타니의 친구의 말에 따르면 반려견 중 한 마리 통카는 8주령부터 베타니가 키우던 개고, 나머지 한 마리 팩맨은 학대받던 가정에서 구조된 개였다.
추운 날씨에 야외 생활을 하던 개들은 굶주리기도 했다. 베타니의 아버지가 밥을 챙겨주지 않았기 때문에, 베타니가 매주 5번 아버지의 집에 방문해 개들에게 밥을 줬다. 아마 두 개들은 급격하게 변한 생활과 외로움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았을 것이다. 폴은 사람이 보기에는 이런 변화가 작은 변화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개들에게는 엄청나게 큰 변화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폴은 핏불이 상당히 활발하고 에너지 수준이 높은, 많은 운동이 필요한 견종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통카와 팩맨은 사회화가 되지 않은 채 고립돼 있었고 에너지를 제대로 분출하지 못했다.
폴은 쌓이고 쌓인 스트레스와 에너지가 잘못된 방식으로 분출됐다고 말했다. 즉, 핏불 견종의 개가 모두 이런 위험한 일을 벌인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많은 견주들이 개를 불편하게 하는 행동을 피하고 개의 불편하다는 신호를 이해하는 등 개와의 상호 작용을 활발히 해서 개 물림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
만약 혼자서 개에게 상황을 이해시킬 수 없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개를 가르쳐야 한다. 핏불 견종의 개가 사납다는 인식이 있다고 해도 자신이 키우던 개가 실제로 공격성을 보이면 충격을 받고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는 견주가 많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베타니에게 일어난 안타까운 사건이 핏불 견종의 이미지를 더 손상시킬 수 있지만, 이를 뒷받침할 과학적 증거는 없다고 지적했다. 사실 특별히 공격적인 견종은 따로 없다. 개의 외모, 이미지 등이 사람들에게 공격적이라는 인상을 심어준 것이다. 전문가들은 모든 개를 각각의 개 한 마리로 봐야 하며 외모가 아니라 그 개의 과거 행동으로 미래 행동을 예측해야 한다고 전했다.
그러나 많은 도시들이 아직 핏불에 대해 우호적이지 않다. 한편 캐나다 몬트리올에서는 핏불 사육이 금지됐으나 시의회의 몬트리올 프로젝트(Projet Montreal) 행정부는 이 법안을 다시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핏불 사육 금지령은 높은 확률로 중지될 것이며 핏불 등 특정 동물에게만 적용되던 사육 허가 제도나 입마개 의무화 제도도 폐지된다.
대신 몬트리올 당국은 모든 개 품종을 포함해 새로운 접근법을 고안할 전망이다. 광대한 협의가 진행된 후 2018년 상반기부터 새로운 조례가 제정된다.
미국 캔자스 주 린즈버그에서도 핏불 사육이 금지됐다. 원래 핏불을 키우던 사람들은 48시간의 유예 시간 동안 핏불을 어떻게 할지 결정해야 했다. 핏불을 키우던 안젤라 미첼은 반려견 말리를 린드보그 시 외부에 있는 시설에 맡겼다. 그녀는 일주일에 한 번 시설을 찾아 말리와 함께 시간을 보낸다.
미첼이 말리의 유전자 검사를 받아 말리가 실제로는 핏불 견종이 아니라는 판정이 나와도, 말리의 외모가 핏불처럼 보이기 때문에 여전히 린즈버그 시 내에서는 말리를 키울 수 없다. 현재 말리가 지내는 시설의 안젤라 디안드레아는 개가 외모로 판단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린즈버그 시 의회는 곧 핏불 금지에 대해 다시 논의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