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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팸타임스 Jan 15. 2018

신비한 동물사전 : 일리피카를 보호하자

▲출처=픽사베이

일리피카는 개체수가 1,000마리 미만인 멸종위기종으로, 중국 신장의 톈산산맥에 서식하는 작은 포유동물이다.

길이가 약 20cm인 이 포유동물은 지난 1983년 생태학 및 지리학 신장 위원회 소속 과학자인 리 웨이둥 박사에 의해 처음 발견됐으며, 그의 고향인 신장 '일리'지역의 이름을 따서 지었다. '내셔널 지오그래픽'은 일리피카가 2,800m에서 4,100m 사이의 고지대에 살며, 북아메리카에서 발견된 또 다른 피카 종류처럼 잔디, 허브 또는 그 외 산지삭물을 주식으로 삼는다고 보도했다.


내셔널 지오그래픽 기자인 캐리 아놀드는 "고지대에 사는 다른 동물들처럼 피카 종류도 환경 변화에 민감하다"며 "가축의 방목압력과 대기 오염으로 인해 일리피카 개체수가 감소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해당 매체는 "중국 정부가 천연자원과 전염병에 대한 연구 목적으로 리 박사를 신장의 산지 지역으로 보냈고, 리 박사는 그곳에서 처음으로 일리피카를 발견했다"고 전했다.            

▲출처=위키미디어 커먼스


리 박사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4시간 동안 산을 올랐고 잠시 멈춰서 숨을 고르고 있었는데, 갑자기 빠르게 지나가는 작은 생물의 그림자를 봤다"고 일리피카를 처음 발견했을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그는 "나는 바위 옆에 앉아 있었고, 토끼 귀를 가진 생명체 두 마리가 바위의 갈라진 틈에서 갑자기 나왔다. 그중 작은 녀석이 나를 쳐다보면서 눈을 깜박였다. 그 동물은 내가 이제까지 본 것 중 가장 아름답고도 기이한 생물이었다. 내 눈을 믿을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BBC는 "일리피카의 이마와 목 주변에 뚜렷한 갈색 줄이 세 개 있어서 다른 피카 종류와 구별할 수 있었다"고 보도했다.

리 박사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그 종류을 발견했으며, 그들이 멸종위기에 처한 것으로 보고 있다"며 "일리피카가 나로 인해 더 이상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게 된다면 너무 죄책감을 느낄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자연보전연맹(International Union for Conservation of Nature, IUCN)의 멸종위기 생물 종 목록에 따르면, 일리피카(일리우는토끼)는 멸종위기종으로 분류돼 있다.


IUCN은 리 박사와 애리조나 주립 대학교 생물학자인 앤드류 스미스 박사가 이 희귀한 동물을 멸종위기종으로 분류하자고 권고하며 작성한 2005년도 연구를 인용해 "2002년과 2003년에 진행한 개체수 조사에 따르면, 약 20년 전에 일리피카가 서식했던 장소 중 57%에서 피카들이 전혀 발견되지 않았다. 게다가, 이 종들이 빈번하게 살고 있는 거주 장소도 감소했다"고 밝혔다.


CNN은 "2002년과 2003년에 리 박사는 자원봉사팀과 함께 새로운 개체수 조사를 실시했다. 37일간 산을 7번 타면서 일리피카를 찾아다녔지만 결국 발견못하고 빈 손으로 내려왔다"고 전했다. 이어 "하지만 리 박사와 스미스 박사는 배설물과 눈 발자국을 분석한 결과 일리피카 수가 극적으로 감소했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었다. 그들은 1990년대 초에는 2,900마리였으나. 현재 2,000마리로 감소한 것으로 추측했다"고 덧붙였다.


IUCN은 또한 일리피카가 서식하고 있는 장소가 점점 줄어들고 있는 현상을 발견함으로써, 일리피카 개체수가 확실히 감소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2015년에 실시한 개체수 조사에 따르면, 신장 남쪽 산맥인 후투비에 살고 있는 일리피카는 '멸종할 수도 있는' 결과가 나왔으며, 톈거 산맥이나 다반 지역에 서식하는 일리피카 수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한 조사 지역에서는 이전에 관찰된 것보다 훨씬 많은 개체수가 나왔다.        

    

▲출처=위키미디어 커먼스

지난 2014년, 리 박사와 자원봉사자 20명은 적외선 카메라를 이용해 또 다른 개체수 조사에 나섰다.


CNN은 "현장 조사 이틀째, 그들은 마침내 리 박사가 사진을 찍으려는 찰나에 어딘가에서 뛰어오며 그의 발을 밟은 피카를 발견해냈다. 자원봉사자들은 그 생명체를 '마법의 토끼'라고 불렀다"고 보도했다.


이들 팀은 현재 일리피카가 1,000마리도 채 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렸다. CNN에 따르면, 리 박사는 세계 자연 보전 기금과 같은 기관으로부터 기부금과 보조금을 받았지만, 이번 연구를 위해 자신의 돈 3만2,000달러(한화 약 3천419만원) 이상을 소비했다.


IUCN은 "일리피카 개체수가 감소하게 된 정확한 원인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기온 상승과 기후 변화로 지구 대기 오염이 가속화되면서 일리피카 개체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개체수 밀도가 낮고 번식율도 상대적으로 낮아서 이는 개체수 '감소' 단계에서 '회복' 단계로 이어갈 수 있는 데에 방해된다"고 덧붙였다.


"일리피카 수가 급격히 감소하고 있지만, 보존 조치가 잘 알려져 있지 않다"고 IUCN은 전했다. 리 박사는 "나는 거의 60살이 다 됐다. 조만간 톈산산맥을 오를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나는 정말 협회가 사람들로 하여금 일리피카를 연구하고 보호하게끔 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BBC방송은 내셔널 지오그래픽이 처음으로 이 주제에 관한 기사를 쓴 후에 "일리피카가 갑자기 유명해졌다"고 보도했으며, 점점 입소문이 나면서 리 박사는 걱정에 잠겼다.


리 박사는 "많은 사람이 나에게 일리피카의 보호를 돕고 싶다는 내용의 편지를 보냈다. 하지만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일수록, 일리피카에게는 더 많은 위험이 따른다"며 "우리 눈앞에서 그들을 사라지게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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