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바람이 쌩쌩 부는 한겨울로 접어들면서 날씨와 관련한 반려동물 사고도 잇따르고 있다.
바로 따뜻한 체온을 유지하지 못해 저체온증에 시달리거나 심할 경우 사망에 이르는 것. 미국의 여러 주에서는 동물학대법을 제정해 추운 날 반려동물들이 밖으로 나오지 못하게 하고 있지만 아직 보호자들의 의식은 부족한 수준이다.
그럼 이제부터 사랑하는 반려동물의 혹한기 나기에 대해 제대로 파헤쳐 보자.
미국 일리노이주의 수의사 케이넌 쇼어스는 겨울철 날씨는 특히 작은 반려동물이나 밖에서 지내는 동물들에게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고 경고했다. 동물보호리그(APL)의 디에나 코빈 이사 역시 날씨가 추워지면서 발과 귀에 동상을 입은 강아지들이 많이 발견된다고 말했다. 그는 저체온증을 앓는 반려견들이 속속 보인다며 날씨가 추워지면 강아지들의 신체기능이 정지될 수 있어, 이는 매우 무서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쇼어스는 경험으로 비춰볼때 사람의 기준으로 날씨가 춥다고 느낄 경우 반려동물에게는 너무나도 추운 날씨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혹한기의 날씨에 미 오하이오주 털리도 지역의 한 가정에서는 개가 죽은 채로 현관에서 발견되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해당 사건을 수사 중인 털리도 동물보호단체 휴먼소사이어티의 조사관 메건 브라운은 당시 죽은 개가 얼마나 오랫동안 밖에 나와 있었는지는 알 수 없었다고 전했다. 다만 집 창문 너머로 또 다른 작은 강아지를 봤다며, 수색 영장을 통해 해당 강아지를 구조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개의 보호자인 빅터 발레조는 2~3일 전에 강아지들을 마지막으로 보고 이후 사료와 물을 충분히 남긴 후 집을 나섰다고 진술했다. 그는 강아지들과 떨어져 있으면서 걱정됐었다고 말하면서도 다시 집으로 돌아가 돌보지는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브라운은 그러나 당시 개에게는 음식이나 물이 없었다며, 발레조에 동물학대 혐의를 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뉴저지에서는 릴리라는 이름의 샤폐이종 강아지가 얼어붙은 호수에서 구출되는 사건이 있었다. 릴리는 얇게 채워진 호수의 얼음 위에서 물 안으로 떨어지며 가까스로 소방관들에게 구조됐다. 목격자들에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관들은 강아지가 빠진 물 근처까지 조심스럽게 다가가 안전하게 구조했다. 릴리는 다행이도 부상을 입지는 않았다. 현재는 보호자의 품으로 돌아갔다.
이같은 반려동물 사고는 지속되는 추세다. 버밍엄경찰서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각)부터 다음 날 아침 8시 30분까지 총 17건의 반려동물 관련 사고를 접수했다며, 대부분 추운 날씨에 밖에 나와 있는 반려견들과 관련된 사고들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서 대변인은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은 반려동물 소유에 관한 책임을 이해해야 한다며, 동물 학대법에 잘 모르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이 법은 명백히 존재한다고 보호자들의 경각심을 촉구했다. 해당 지역의 휴먼소아이어티 최고경영자(CEO)인 앨리슨 블랙 코넬리우스는 추운날 보호받지 못하는 개들이 발견되면 보호자들에게 경고를 전하기 위해 경찰관을 동반하며 수색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다행히도 거주민들이 위험에 처한 동물들을 위해 신고전화를 해주고 있어 감사히 생각한다며, 하루에 10통 가량의 전화를 받는다고 말했다.
미 수의과의사협회(AVMA)는 겨울철 반려동물을 따뜻하고 안전하게 돌볼 수 있는 팁을 제시했다.
1. 추운 날에는 관절염 같은 병이 악화될 수 있어 건강 상태 체크를 위해 수의사에게 데려가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검사를 받으면서 추운 날씨에 대한 반려견의 내성도 알 수 있다. 산책 역시 되도록이면 짧게 끝내고 돌아오는 것이 권장된다.
2. 발이 갈라지거나 출혈 등의 추운 날씨와 관련된 부상 흔적을 꼼꼼이 체크하는 것도 중요하다. 발톱 사이에 난 털을 잘라줘 바깥의 눈 잔여물을 없애주면 동상 위험도 방지할 수 있다.
3. 여벌의 스웨터와 코트를 준비할 수 있도록 한다. 개가 밖에 있을 땐 항상 강아지 옷을 가지고 나가는 것이 좋고, 발 보호를 위해 부츠를 구비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4. 목줄에는 최신 연락처를 적어놓아야 한다. 겨울철 바닥에 언 얼음은 반려견들이 집으로 돌아가는데 익숙한 냄새들을 다 사라지게 만들어 길을 잃게 한다. 마이크로칩을 이식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5. 언 연못이나 호수 등 물이 있는 곳은 피하는 것이 좋다. 자칫하면 반려동물의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
6. 반려동물의 행동을 세심히 관찰해 울거나 떠는 등의 평소와 다른 이상 행동을 보이면 저체온증을 의심해야 한다. 이 경우 바로 집안으로 들이거나 심할 경우 수의사에게 데려가 치료를 받도록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