듬직하고 사랑스러운 세인트 버나드
'파트라슈'라는 이름으로 우리에게 친숙한 개가 있다. 바로 세인트 버나드다. 1975년에 개봉한 애니메이션 '플란다스의 개' 파트라슈의 주인공은 세인트 버나드 종의 개로 사랑스럽고 매력적이다.
세인트 버나드는 워킹도그 그룹에 속한다. 워킹도그란 다른 말로는 사역견이며, 사람을 도와 일을 하는 개를 말한다. 마스티프과의 한 종이며 평균 수명은 7년~10년이다. 키는 60㎝~70㎝, 몸무게는 50㎏~90㎏까지 나가는 초대형 견종이다.
거대한 몸집과는 달리 세인트 버나드는 조용하고 얌전한 성품이라 실내견으로 키우기 좋으며 견주들의 멋진 동반자가 된다. 일반적으로 모든 사람과 친화적이지만 어릴 때부터 많은 사람을 접하도록 훈련하면 더욱 좋다. 또한 실내견이어도 야외에 마당 등 운동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 사교적이기 때문에 다른 개나 사람과 자주 접촉하는 편이 좋으며 그렇지 않으면 스트레스로 인해 집 안을 훼손할 수 있다.
거대한 친구 세인터 버나드는 공격적이지 않다. 세인트 버나드는 아이들과 함께 키우기에도 좋다. 부드럽고 인내심이 강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른 개들처럼 위협을 느끼면 짖는다. 몸집이 크므로 의도치 않게 꼬리로 아이들을 때리거나 몸으로 밀 수가 있으니 미연에 감시하는 편이 좋다.
세인트 버나드는 몸집이 크는 속도에 비해 정신이 성숙하는 속도다 더디다. 수컷 세인트 버나드가 다른 수컷 개들에게 공격적인 성향을 보일 수 있으므로 훈련할 것이다. 어린 세인트 버나드는 적절한 양의 운동을 해야 한다. 반면 성견이 되면 열사병의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덥거나 습한 날씨에 노출되지 않도록 한다.
집 안이 깔끔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세인트 버나드는 좋은 반려견이 아니다. 이들은 침을 많이 흘리고, 코를 많이 골거나 가구를 물어 뜯기도 한다. 덩치가 큰 만큼 힘도 세다. 밖에 산책을 나갔다가 엄청난 양의 진흙을 묻히고 돌아오기도 한다. 일 년에 두 번 털갈이를 하는데, 온 몸에서 엄청난 양의 털을 뿜어낸다.
세인트 버나드는 스위스에서 유래되었으며 처음에는 목양견이었다. 우리가 현재 알고 있는 세인트 버나드는 19세기부터 생겨났으며 그 전에 세인트 버나드의 조상은 스위스의 계곡 등지에서 천 년 이상을 살았다. 이들은 로마 군대가 스위스 알프스 독과 마스티프 종의 개를 교배하면서 태어났다.
보통 세인트 버나드를 상상하면 목에 작은 브랜디 통을 맨 거대한 개를 떠올릴 것이다. 세인트 버나드의 이런 상징적인 모습은 1800년대 초반부터 알려졌다. 당시에는 예술적 산물이었고 대중들이 그 모습을 사랑해서 오늘날까지도 작은 브랜디 통을 매고 다니는 세인트 버나드가 많다.
역사적인 기록에 따르면, 농부들은 1670년에 호스피스에 있는 성직자들에게 방범용으로 기르라며 세인트 버나드를 선물했다. 그런데 성직자들은 곧 이 개의 후각이 매우 뛰어나다는 사실을 알아챘고 산악 인명구조견으로 키우기 시작했다. 수백 년이 지난 지금도 세인트 버나드는 인명구조견으로 활약하고 있다.
성직자들은 이후에 세인트 버나드와 뉴펀들랜드 쉽독을 교배하여 방수 털을 지닌 견종을 만들고자 했다. 하지만 이렇게 태어난 개들은 긴 털이 눈 속에서 얼어붙어서 인명 구조견으로 활약할 수 없었다. 세인트 버나드는 1880년부터 알프스산의 생베르나르고개에서 이름을 따 세인트 버나드로 불리기 시작했다. 이전까지는 성스러운 개, 알파인 마스티프, 알프스 독 등으로 불렸다.
세인트 버나드는 건강한 품종이다. 하지만 모든 개와 마찬가지로 뼈 및 관절 문제가 생길 수 있다. 특히 고관절 이형성 장애, 주관절 형성 이상 등이 흔하다. 또 안검 하수와 백내장 같은 안과 문제, 심장 비대증 등의 심장병, 간질, 알레르기, 위 확장 염전 등이 생길 수 있다. 위 확장 염전도 일어날 수 있는 흉통이 큰 개들에게는 치명적인 병으로 위가 확장되거나 꼬여 문제가 생기는 질병이다.
개들이 먹는 음식의 양은 사람과 마찬가지로 몸집, 나이, 신진 대사 및 활동 수준에 따라 다르므로 알맞은 양을 먹여야 한다. 세인트 버나드는 비만견이 되기 쉬우므로 여분의 음식을 주지 않도록 한다.
일주일에 세 번 정도는 세인트 버나드의 털을 빗어줘야 한다. 특히 털갈이 기간에는 죽은 털 제거를 위해 더 자주 빗어주도록 하자. 털이 엉켰다면 엉킴 방지 스프레이를 뿌리고 손가락이나 빗으로 엉킴을 풀어야 한다. 목욕을 자주 시킬 필요는 없다. 목욕을 시켜야 한다면 야외에서 하거나, 커다란 욕조를 이용하도록 하자.
젖은 천이나 반려동물용 눈물 제거 제품을 사용하여 눈을 잘 닦아줘야 한다. 또 잇몸 질환과 구취를 없애려면 양치를 자주 시켜야 한다.
만약 환경 조건이 갖추어 졌다면 이 온화하고 거대한 개를 반려견으로 맞이하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