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냥히 대하면 상냥해진다_
잠시 개는 친구에게 맡겨두고, 먼저 오해를 풀기로 마음먹었다.
그리곤 용기를 내어 인사를 건넸다.
"안녕하세요. 오늘이랑 내일이랑 묵을 거 같아요. 인사를 먼저 못 드려서 죄송해요, 개가 뛰쳐나가 당황해서..."
이 말을 들은 두 분은 2차 전쟁을 시작하셨다. 아주머니는 아저씨에게 것 보라며 개 때문이 아니냐고 하며 두 분의 입씨름은 계속되었다. 손님에게 불친절한 아저씨의 태도가 아주머니의 신경을 거슬리게 한 거 같았다.
그 와중에 알아낸 진돗개의 이름은 다롱이였다.
잠시 두 분의 전쟁에 피해 친구를 도와 개를 쫓을 겸 살며시 그 자리를 피했다.
결국 개의 이름을 부르며 20여분의 시름 끝에 집까지 유인하는 데는 성공하였다.
하지만 우리에게 다시 3차 멘붕이 이어졌다. 다롱이를 집으로 이끄는 것까지는 성공했지만, 이놈의 다롱이가 계속 좋다고 우리를 쫓아 다녔다. 한 밤중의 추격전이 이어졌다. 이놈의 발랄한 다롱이 같으니...
나는 "이러지 마" 소리를 내며 도망 다녔고, 아주머니와 휴전하신듯한 아저씨는 담배를 피시며 그 모습을 지켜 보시다 조금은 안쓰러워지신 건지, 해결책을 제시해 주셨다.
아마 그쯤 우리의 진정성을 믿으셨나 보다.
진짜 개 때문임을 알게 되신 거다.
그제야 맘이 풀리셨던 거 같다.
그렇게 똥꼬 발랄한 개는 주인의 "다롱아"부름에 얌전해졌다.
"아저씨는 나에게 다음부터 그냥 저리가라고 때리면 돼"라고 말씀하셨고,
나는 그건 못한다고 말했다. "어떻게 때려요. ㅠㅠ불쌍해요" 하고, 그렇게 똥꼬 발랄한 다롱이와의 전쟁은 끝나고, 우리는 아주 힘겹게 숙소 입성에 성공하였다.
다음날 일어나 보니 다롱이는 어딜 갔는지 사라졌고, 아저씨는 어제의 우리에게 냉랭했었음이 미안하셨는지 상냥하게 말을 먼저 건네셨다. 아마 개를 무서워하는 우리를 위해 이웃집에 다롱이를 맡기신 거 같았다.
여행을 하며 느낀 건 말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상대방이 받아 주는 말투가 달라진다는 거였다. 아저씨는 우리를 오해해 냉랭하게 화를 내셨고, 우리는 당황스럽고 조금은 서운했지만 그래도 최대한 상냥한 말투로 상황을 설명드렸다. 아저씨는 오해한 것에 대해 다행히 고집을 부리지 않으셨고, 우리가 건네는 화해를 나름의 배려로 받아 주셨다.
나는 그곳에서 나쁜 기억을 남기고 싶지 않았다. 오해를 하고 싶지도 받고 싶지도 안 않았다.
조금 서운해도 상황을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면 그렇게 조금만 노력하면 상냥한 배려를 받을 수 있다.
먼저 손 내미는 것은 자존심 상하는 일이 아니다. 조금만 더 서로를 배려하면 분명 이해의 폭이 넓어질 것이다.
나중에 친구가 말한 바에 의하면 다롱이는 빨리 달리는 것에 반응했다고 한다.
뛰어가는 오토바이를 쫓아 저 멀리 갔다가. 다시 뛰어오는 나를 보고 쫓아 왔으니 말이다.
그리고 오토바이를 쫓아오는 다롱이를 보고 오토바이를 타던 청년은 전화를 하며 왠 개가 자기를 쫓아 온다며 즐거워하더라는 말을 전해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