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Serendipity

e11. 여행 중에 좋은 날씨를 만난 다는 것.

흐려도, 맑아도 좋았다_

by StarrY


여행지에서 여행객의 가장 큰 장점이라면, 모든 상황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는 것이었다.


그런 면에서 나는 그 자욱한 안개 숲에서 웃을 수 있었고, 추위에 덜덜 떨면서 비 오는 날 해수욕을 한 것도 좋았다. 사실 여행 중 제대로 맑은 날은 볼 수가 없었다. 기상청에서는 우리가 여행을 간 내내 태풍을 예고했고, 사실 우리가 출발한 첫 날부터 비와 마주쳤었다.


누군가는 왜 이런 날에 가냐며, 여행을 취소하는 것이 낫지 않겠냐고 했지만 나는 그래도 좋았다. 너무 더운 날에 대한 것이 오히려 더 걱정이 되었었다. 사실 여름엔 너무 쨍쨍한 태양 아래서 어딘가를 돌아다니는 것도 그것 나름대로 고역일 것이니까.


그런 내게 날씨가 좋았으면 하는 친구의 푸념엔 '나는 흐린 날 도 좋다며, 그래서 우리가 돌아다닐 때 덜 덥지 않느냐'고 말했었다. 물론 현실을 직시하자면 나의 사진들은 흐린 날에 약간 우울해 보였고, 날씨가 흐려 덜 덥기는 했지만 더위 못지 않은 습함이 조금 고역이었다. 그렇게 내내 며칠을 흐리다가 잠깐이라도 맑은 날엔 역시 여행은 날씨가 좋아야 한다며 사진을 왕창 찍었드랫다. (물론 역시 맑은 날은 숨이 막히게 더웠다.)


그래 아마 나는 그냥 좋았다. 다 좋았다. 여행 중 만나는 어떤 고난도 내게는 추억이 될 것이라는 것을 나는 알고 있었다.


그래 그렇게 나는 흐려도 맑아도 좋았다.

여행 중 날씨는 중요하다. 맑은 날에는 사진도 잘 나오고, 기분도 날씨에 맞춰 더 좋을 수도 있다. 하지만 변하지 않는 날씨에 불만을 가지는 것보다. 그냥 날씨가 흐린 대로 그날의 그곳 제주를 기억하고, 날씨가 좋으면 좋은 대로의 제주의 모습을 추억하면 될터다. 날씨 불만은 접어두고 조금 흐린 날도 기분 좋게 받아 들이는 것도 썩 나쁘지 만은 않았다. 그렇게 내게는 흐리고 맑은 제주가 남았다.


이렇게 긍정적으로 생각이 되는 것은 여행이라는 특수한 상황 때문일 것이다. 물론 흐려도 예쁜 제주의 모습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래도 만약 제주를 다시 가게 된다면 여름은 피하고 싶다. 나의 체력은 여름 날의 여행과 맞지 않는 것 같기도 하다.ㅋㅋㅋ(사진 뒷모습은 칭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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