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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이안후라이안 Apr 11. 2020

ABCD♬ 2북 읽기

사회적 거리 두기 E미터, 심심하신가요

오늘, 다시, 새로이, 전자책

오늘 전자책 앱을 '다시', '새로' 깔았습니다.

이번엔 진짜로 제대로 읽어보려고요. 네, 너무 늦은 감이 있지요. 콘텐츠를 만드는 일을 하는지라, 전자책 시장이 얼마나 성장할지는 대강 짐작할 수 있는데도 이상하게 와 닿지 않았습니다. 아마 선입견이 있었던 게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카세트테이프에서 CD로, mp3 플레이어에서 스마트폰으로 음악이 매체를 옮겨 가는 과정은 쉽게 잘만 받아들여놓고서 책은 왜 그러지 못했던 걸까요?


종이책, 너인 이유? 만질 수 있으니까!

전자책이 막 등장하던 시기에 신문물을 경험한답시고 한번 써본 적은 있어요. 사각사각 종잇장 넘어가는 소리도 없고, 종이의 결이 손끝에 머무는 촉감도 없는 전자책은 도무지 손맛을 찾기 어렵더라고요. 모양도 없고 부피도 없는 전자책을 손가락 끝으로 더듬어 넘기기는 불편하기만 했습니다. 핵심이 되는 글귀를 만나면 연필로 밑줄도 죽죽 긋고, 공감할 수 있는 좋은 페이지 귀퉁이는 접어두고 싶다는 핑계는 전자책을 멀리하기에 충분했습니다.



<보물섬> 표지. 펭귄클래식

1분의 반이 지나기도 전에 책 빌리기

쓰던 글을 이어 쓰려고 어렸을 적에 읽었던 책을 검색하고 있었어요.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의 <보물섬>이었죠. 삶의 부표와 이정표가 되어주었던 책이 뭐가 있을까, 궁금해하며 책장을 뒤지다가 깨닫고야 말았거든요. '아, <보물섬>은 빌려서 본 책이구나!' 초등학생 때 친구들이 한 권씩 내놓아 꾸린 '학급문고'에서 읽었다는 기억만 가물가물하고, 무슨 내용이었는지도 다 까먹었더라고요.

책을 사러 서점엘 갈까, 빌리러 도서관엘 갈까, 하다가 그냥 포기해버렸어요. 사회적 거리두기, 코로나, 마스크, 대중교통, 휴관.... 이런 단어들이 꼬리를 물고 이어지며 걱정으로 맴돌았기 때문이에요. 그러다 문득, 전자책을 무료로 대여할 수 있다는 걸 기억해냈습니다. '1분의 반이 지나기도 전에(<보물섬>에 나오는 표현입니다만,)' 책을 읽어볼 수 있게 되었죠! 물론 대여료는 무료입니다(만세!).





전자책 빌리기, 어때요, 참 쉽죠?

코로나 19로 인해 도서관이라는 도서관은 모두 휴관 중입니다. '눈 나빠지니 책 좀 그만 읽어라!' 하고 잔소리를 들으며 자란, 내로라하는 책벌레라면 이제는 스마트폰으로 책을 읽어보자고요!

국립중앙도서관, 국가전자도서관, 각 지자체별 통합전자도서관(교육청이 주관기관인 곳이 많더라고요) 등에서 무료 전자책 대여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서울에 사는 저는 '서울도서관'과 '서울도서관 통합전자책' 앱 두 개를 깔았어요. 회원가입 절차를 밟으면, 곧바로 온라인으로 회원증을 발급해줍니다. 앱마다 다르지만 보통 세 권에서 다섯 권까지 빌릴 수 있고, 기간은 종이책과 마찬가지로 15일입니다. 빌린 책 보기를 누르면 전자책 앱으로 연동되며, 북마크와 형광펜 기능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종이에 출력하지 않고도 어디서든 곧바로 교정을 보고 싶어서 산 태블릿. 전자책을 읽으며 약쓸모에서 강쓸모로 옮겨가고 있다


진화하는 책 따라잡기

웹툰은 스마트폰으로 잘만 보면서, 전자책은 왜 그렇게 멀리했는지 모르겠어요. 두 챕터를 넘길 때까지 읽은 적이 없었는데, 이번에는 조금 다릅니다. 어쩌면 웹툰에 익숙해져서 전자책에 미리 적응할 수 있었던 것일 수도 있겠네요(잘 찾아보면 만화책도 전자책 형태로 빌려볼 수 있습니다, 소곤소곤). 네이버는 때때로 오디오 클립을 무료로 배포합니다. 배우 이제훈이 녹음한 안데르센이 눈에 띄네요. 내일 들어봐야겠어요.

눈치채지 못한 사이에 책이 한참, 많이도 진화한 듯합니다. 빨리 따라잡아야겠어요(종이책에 대한 얘기는 나중에 다시 또).


*커버 사진 출처: pixab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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