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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퐝메리 Aug 30. 2021

좋은 대행사를 찾으려면... 어디로 가야하죠 아저씨

가슴을 내밀어도 대행사가 없네



아무리 우겨봐도 어쩔 수 없네
저기 대행사무덤이 내 집인걸


마케팅에 몸담은지 어언 7. 나는 정말이지 숱하게 많은 대행사와 일해왔다. TV-CF  만들고 매체믹스를 하는 종합광고대행사. SA, DA등의 퍼포먼스를 의뢰하는 디지털대행사. 파워블로그와 인플루언서를 관리하는 바이럴대행사. 기자관리와 이슈대응을 하는 홍보대행사. 아이돌 모델의 팬사인회 장소 대관  경호를 담당하던 이벤트 대행사. 유튜브/기업 홍보영화등을 의뢰하는 영상제작 대행사. 홈페이지를 제작하는  제작 대행사 (a.k.a  에이전시)...내부 인력은 한계가 있고 언제나 모든일엔 '네트워크' 중요하기 때문에 대행사는 필수불가결의 존재였다.




가슴을 내밀어도
대행사가 없네


그렇게 많은 대행사와 일을 해왔는데... 여기 스타트업에 오니 또 다시 대행사를 밑바닥에서부터 찾아야만 했다. 아니 아는 대행사 없으세요? 혹자는 이렇게 물을 것이다. 아니, 아는 대행사야 많죠 많은데... 구 회사에서 함께 일했던 대행사들은 워낙 메이저였던 터라 여기 스타트업의 예산으로는 도통 모실 수가 없었다.(이를테면 제일기획) 그럼 어떡해? 뭘 어떡해 삽질해야지. '주어진 예산에 맞는, 그러나 포트폴리오도 제법 괜찮은, 대행사를 찾으시오'. 그렇게 마케터의 고난이 시작되었다.



원인은 다 돈이 없어서입니다




첫번째 시도 - 크몽


만만한게 (친숙하다는 뜻이다) 크몽이라 RFP를 작성하여 올렸다. 10건이 넘는 제안이왔다. 오... 몇몇 사람에게 포트폴리오, 그리고 자유형식의 견적서를 요청했다. 나는 직장인이고 상사에게 보고를 해야만 했다. '크몽에서 이렇게 제안이 왔는데요' 라고 상사에게 견적비용만 덜렁 보낼 수는 없었다. 형식이 필요했다. '네 곧 준비해서 보내드릴게요' 답장들은 쉽게쉽게 왔다. 하지만 누구도... 그 누구도... 견적서 파일을 보내주는 이는 없었다.


두번째 시도 - 캐스팅엔


인스타의 광고 알고리즘은 정말이지 대단했다. 내가 마케터인걸 아는 인스타그램은 그날도 어김없이 '맞춤 광고'를 선보이고 있었다. 그러다가 원하는 인력을 소싱해준다는 캐스팅엔 광고에 시선이 갔다. '


‘그래 이거야!' 누군지 모르지만 괜찮은 사업아이템을 잡았군! 나는 그날로 캐스팅엔에 가입해서 또 작성해둔 RFP를 올렸다. 캐스팅엔은 크몽보다는 훨씬 괜찮은 듯 보였다. 일단 프리랜서가 아닌 기업위주의 입찰이 왔고. 회사인지라 홈페이지가 있었고, 그러다보니 포트폴리오 확인이 쉬웠다. 중간에 매니저가 있어 몇번 메신저 대화를 오고가기도 했다. 그러나... 참여하겠다던 업체들 중 한 곳도 내가 제시한 마감일까지 견적서를 보내준 곳은 없었다. 그리고 황당하게도 그렇게 나의 의뢰는 ‘강제종료' 됐다. 아니 뭐 이렇게 시스템을 설계해놨어? 아니 저기요 이보세요 선생님? 저 아직 아무하고도 컨택 못했는데요 ㅠㅠㅠㅠ








가지마라 가지마라
가지말아라


결국 여차저차 이러쿵저러쿵 하뚜루마뚜루 우여곡절끝에 포트폴리오도 괜찮고, 견적도 수용할만한 대행사를 하나 찾았다. (아 대단하다 나여) 하지만 또 난관은 있었다. 이 대행사는 PPT로 작업하는 산출물을 엑셀로 한다고 했다. 디자인도 포토샵으로 하지 않는다고 했다. 왜... 왜죠 왜 때문이죠…


나는 정말이지 어렵게 이 대행사를 찾았다. 심지어 다른 일로 바쁘대서 거의 매달리다시피 했다. 그렇지만 이 특수한 조건을 나의 상사가 수용할 것인가. 만약 수용하지 않는다면 다시 '대행사 찾기' 여정의 삽질을 시작해야 하는 걸까. 마음이 괴롭고 가슴이 답답해진다. 좋은 대행사는 도대체 어디에서 찾을 수 있는걸까. 머리를 쥐어 뜯으며 예산 많은 회사에서 마케팅을 하고싶다고 외쳐본다. 아아 외로운 밤, 쓰라린 가슴안고. 오늘밤도 이렇게... 울다 잠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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