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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퐝메리 Sep 26. 2021

마포대교는 무너졌냐, 이 새끼야?

퇴사욕구가 드는 날에는 곽철용을 떠올리는 것이 좋다


회사는 교통수단 같은 것


어느날 트위터에서 인상적인 글을 봤다. 요는 그랬다. '회사는 (내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교통수단 같은 것이니 아니다 싶으면 내려야 한다'고. 괜히 안내리고 욕하면서 타고 있으면 분위기 이상해지니까. 때 되면 봐서 내려야 한다는 거였다. 두번의 퇴사를 경험한 입장에서 몹시 공감이 가는 말이었다.




1년 전으로 돌아가면 다시 입사할 것 같아?


최근 회사에 조직개편이 있었다. 업무가 바뀐 것은 아니지만 소속 본부가 바뀌면서 팀이름이 바뀌었고 나는 난생처음 '마케팅팀' 이 아닌 팀에서(하는 일은 물론 마케팅이다) 일하는 경험을 갖게 되었다.


아... 이건 좀... 조직개편 공지를 보면서 마음이 싱숭생숭해졌다. 회사도 집에서 멀어지고, 팀 이름도 바뀌고... 아... 종범이도 없고, 동열이도 없고... '지금의 조건을 갖고, 1년전으로 돌아간다면 다시 이 회사에 입사할 것 같아?' 나는 스스로에게 물었고. 쉽게 대답하기 힘들었다.




마포대교는 무너졌냐, 이 새끼야?


<타짜>에 나오는 곽철용은 광고에도 나왔다시피 '묻고 더블로 가' '젊은 친구 신사답게 행동해' 등등 내뱉는말마다 명대사로 회자된 인물이다. 그리고 어제 <시네마운틴-타짜> 편을 듣다가 내가 잘 몰랐던 새로운 명대사를 하나 더 알게되었다.





(차 뒤에 앉아있는 곽철용, 운전기사인 그의 부하가 뒤돌아보며 묻는다)


부하 : 회장님, 올림픽대교가 막힐 것 같습니다

곽철용 : 마포대교는 무너졌냐, 이 새끼야?






킥킥 거리면서 웃다가, 갑자기 그런 깨달음이 들었다. 회사가 교통수단이고 내가 있는 올림픽대교가 막히는거라면, 어떻게 하는게 제일 좋은 선택인걸까? 꽉 막힌 도로를 바라보며 체념하기? 아니면 마포대교라는 새로운 대안을 찾아 떠나기? 물론 마포대교도 막힐지 모른다. 어쩌면 더 막힐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중요한 것은 그랬다. '마포대교'라는 대안의 가능성을 잊지 않는 것. 그래서 주저앉고 있기 보다는 새로운 대안을 모색해 보는 것이었다.



올림픽대교가 좀 막힐 것 같습니다


아직은 이 교통수단에서 내리고 싶지않다. 옆자리에 탄 사람과 친해졌고, 이 버스의 방향이 내가 가려는 곳과도 일치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난 뒷자리가 좋은데 자꾸 앞자리에 앉으라고 하고, 누가 오더니 노선도에는 없는 새로운 경로가 추가되었다고 한다.


... 이거  이러지. 도대체  자꾸 이러는거지. 올림픽 대교에서 한강을 내다보며 중얼거리다가 문득 곽철용을 떠올리며 웃는다. 어떡하긴  어떡해. 여차하면 내리는 거지, . 마포대교는 무너졌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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