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 후 이직은 어렵다. 그렇지만...
최종합격하셨습니다.
퇴사한지 1개월이 채 되기전에, 이직에 성공했다. 이직의 가장 큰 목표였던 "나는 앱/웹 기반의 회사에서 디지털마케팅을 하겠다" 을 이루어서 너무 기쁘다. 퇴사한 회사는 100% 오프라인 기반이었다. 업계 1위에 안정적이었지만, 매출이 전부 오프라인에서만 발생되었기때문에 디지털마케터로서 늘 커리어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남들은 퍼포먼스마케팅이니 뭐니 하면서 저 멀찍이 앞서가는데 나는 구글애널리틱스등을 공부해도 써먹을 수 없는 현실이 답답하기도 했다.
그래서 무조건 웹/앱 기반의 디지털마케팅 직무로 가겠다고 다짐했다. 연봉이나, 사람보다는 일단 '직무' 가 가장 중요했다. (앞으로도 수십년을 더 일하면서 살건데 커리어패스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구직을 시작한 이후로 스타트업계에서도 이름이 꽤 알려져 있는 두곳과 면접을 보았고, 한곳에 최종합격했다. 내가 입사한 회사는 업계 1위의 스타트업. 요즘 한창 TV/옥외광고등을 통해서 인지도를 높이고 있는 회사이다. 스타트업이기에 업무환경이나 복지등 아직 갖춰진 모양새는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내가 가장 중요하게 여겼던 직무, 그리고 성장세에 있다는게 중요했다. 무엇보다 비전이 확실한 회사인것이 마음에 들었다.
그 유명한 쉐릴 샌드버그(페이스북COO)의 커리어 조언 "로켓에 올라타세요"
스타트업이기에 연봉을 낮춰야하나, 라는 고민도 했었지만 감사하게도 기존 연봉을 맞춰주셔서 연봉삭감의 리스크도 없었다. 한가지 단점이 있다면 지하철로 출퇴근을 해야한다는 것. (구 회사에서는 스쿠터로 출퇴근을 할만큼 집과 회사의 거리가 가까웠다) 너무 흔한 출퇴근조건이긴 한데 '무조건 가까운데가 최고' 라는 나의 직장론에서는 이게 단점이라면 단점이었다.
사실 금방 취업을 해서 다행이긴 한데 '선 퇴사 후 이직' 이라 어려운 점이 많았다. 특히 심리적으로 압박이 심했다.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입을 모아 이야기한다. 무조건 퇴사는 '선 이직 후 퇴사' 라고. 맞는말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사람일이 어디 그렇게 쉽나. 선택을 할때는 늘 '기회비용' 을 고려해야한다. 처음에는 나도 재직 중 이직을 준비했었다. 하지만 그러다보니 오퍼가 와도 쉽게 면접을 볼 수가 없더라. 반차나 연차를 쓰는것도 한계가 있었다. '이직은 무조건 한다' 가 선명해질 무렵, 나는 퇴사를 하는것을 선택했다. 나에게 오는 면접기회가 있다면 무조건 다 시도해보고 싶었다.
이직은 처음이라... 경력기술서와 포트폴리오가 정말 막막했다. 이건 그냥 사바사, 케바케라고밖에는... 포트폴리오는 작년부터 틈틈이 준비했다. 올해 1월에 완성했고 재직중에 몇군데를 지원했는데 서류통과가 되길래 먹히는가 싶었다. 면접에 가서도 모든 질문은 포트폴리오를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경력직 이직에 있어서는 포트폴리오가 정말 중요한 것같다는 생각...
포트폴리오는 성과가 좋았던 업무를 중심으로 5가지 정도 챕터를 나눠서 만들었다. 나의 경우에는 매출증대 프로모션/브랜드채널 기획 및 운영/인플루언서 협업/IMC마케팅/오프라인이벤트 였고 PPT기준 40p분량이었다. 솔직히 구 회사에서 한게 정말 많았기 때문에 넣을 내용은 차고넘쳤다. 어떤 사람은 포트폴리오/경력기술서는 굳이 양이 많을 필요는 없다고 하는데... 잘 모르겠다. 사바사/케바케... 나의 경우에는 내가 한 모든 직무에 대해서 어느 한분야 빠지지않고 면접관의 질문을 받았다.
서류합격한 스타트업은 모두 원티드를 통해 지원했다
스타트업에 관심이 많았다. 성장하는 회사+웹/앱 기반의 회사에 가고싶었는데... 그러다보니 스타트업으로 범위가 좁혀지더라. 스타트업 채용에 있어서는 원티드만큼 좋은 플랫폼이 없다고 생각한다.원티드가 좋은점은 일단 채용하는 회사들의 네임밸류가 꽤 괜찮다는 것. 한번이라도 들어본 회사들이 많고, 텍스트위주로 채용공고가 게재되는 다른 채용사이트에 비해 썸네일 이미지로 회사를 소개하고 있기 때문에 빠르게 어떤 회사인지 파악이 가능하다. 게다가 채용보상금... 이건 입사 후 3개월 이후에 지급된다고 하던데 내가 한번 그 채용보상금을 받아보도록 하겠다. (히히)
원티드를 중심으로 잡코리아에서 채용공고를 봤다. 예전에는 사람인이 업계 1위였는데 요즘에는 완전히 잡코리아가 대세인것 같다. 구직자 입장에서도 채용공고를 스크랩하고 지원하는 과정이 더 편리했다. 채용공고도 더 다양한 느낌이고. 잡코리아는 SNS(트위터)를 팔로우하면서 수시로 경력직 채용공고를 확인했다.
그리고 잡플래닛과 크레딧잡을 참고했는데... 여기는 정말 장점이 크긴한데... 뭐랄까... 구직자 입장에서 보면 되게 힘빠지는것도 사실이다. 왜냐하면 여길 보다보면 정말 쓸 기업이 없다. 아무리 평점이 4점이상이 되도 단점을 보면 한숨이 나고... 그렇다고 단점없는 기업이 있을까? 이건 말이 안되는 이상일뿐이고... 여튼 여기는 자주보지 않기를 추천한다. 참고는 하되... 여기를 보면 구직욕구가 팍팍 깎인다 ㅠ
솔직히 떨어지면 떨어지는거지, 하는 마음이었지만 붙고나니 생각보다 더 기쁘다. 코로나가 낳은 풍경... 백수가 됐어도 집에서 꼼짝도 못했던 환경이 빠른 취업을 부추겼다. 너무 빨리 취업하는게 아닐까 하는생각도 든다. 더 좋은곳에 갈 수 있는 가능성도 있지않을까 하는 생각도. 하지만 '미래의 가능성vs현재의 기회' 라면 무조건 현재의 기회를 잡아야 한다는게 내 생각이다. 퇴사 후 3주. 이직에 성공했다. 설레는 봄이다. 여느때보다 더 설레는 봄이, 내게 찾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