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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퐝메리 Jul 01. 2020

Hoxy, 한예종 다니세요?

학벌열등감 느끼게 하는 유일한 학교



한예종 가고싶다


고등학교때 내 꿈은 영화감독이었다. 그리고 당시에 나를 세게 치고 간 동경의 대상이 있었는데, 바로 <네 멋대로 해라>라는 책의 씨네키드 김현진이었다. 





그녀는 학교를 자퇴하고 한예종 영상원에 갔다고 했다. 어린 나이에 책을 낸 것도 놀라운데 (글도 너무 잘썼다) 책 속에서 만난 한예종이 너무너무 멋있어보인다. 와, 한국예술종합학교래. 이름도 겁나 멋지지 않아? 그때 나는 그랬다. 내가 원하는 대학을 골라 딱 한곳에만 갈 수 있다면, 서울대보다 한예종에 가기를 원할 정도였다.



한예종 극작과래


다시 한예종을 동경하게 된건 대학에 와서였다. 당시 나는 한국문학에 심취해서 도장깨기식으로 한국작가들의 작품을 섭렵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에 만난 작가가 김애란이었다. 나이도 별로 많지 않은데, 글이 너무 좋았다. 아니나 다를까 최연소로 대산대학문학상을 수상했다고 했다. 미쳤네. 이게 겨우 20대의 글이라고? 김애란의 글은 질투가 날만큼, 입이 떡 벌어질만큼 좋았다. 





그리고 알았다. 그녀도 한예종 출신이었다. 한예종 연극원 출신이란다. 아니 진짜 한예종에는 천재만 모아놨나? 역시 한예종에 갔었어야 했다고 생각했다. 마치 한예종에만 입학할 수 있다면 나도 김애란처럼 될 수 있을것만 같았다.


한예종 영상원 졸업작품이래요


작년에 영화모임 사람들과 상영회를 준비하다가 이 영화를 보고 뻑이갔다. <유월>이라는 작품인데 한예종 영상원 졸업작품이라고 했다. 아니 한예종이 또... 꾸물꾸물 역시 저기는 천재들만 가는곳이 틀림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 어떻게 이런 영화를 만들어? 이게 말이돼?







영화모임 멤버중에 한예종 출신이 있어서 진지하게 물었다. 이 분도 누가 한예종 아니랠까봐 글쓰기와 말하기가 정말이지 수준급이었다. "솔직히 00씨도 제가 진짜 존경하거든요. 아니 근데... 정말 한예종 출신은 다 그런가요? 어떻게 한예종 출신 사람들은 다 그렇게 잘 났어요?" 지인은 겸손하게 대답했고 그 겸손함마저 너무 한예종스럽고 천재의 미덕같아 보였다. 와씨 어떻게 출신학교가 한예종이야? 으으 말도안돼 진짜.




석관동 캠퍼스... 한번만 구경시켜주면 안되나요?


나는 요즘도 구질구질하게 한예종 출신 지인에게 캠퍼스 구경을 요청한다. 영상원 과잠을 구해달라고 하기도 하고, 한예종 행사가 있으면 한번만 초대해달라고도 한다. (....) whyrano 나에게 한예종은 막연한 동경의 대상이다. 솔직히 서울대, 하버드는 부럽지 않다. 아이비리그도 뭐 어쩌라고다. 하지만 한예종은 너무너무 부럽다. 누군가 한예종 출신이라고 한다면, 어쩐지 나는 저 멀리서부터 지고들어갈 준비가 되어있다. 헐... hoxy 한예종 출신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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