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퐝메리 Sep 25. 2020

전무님 전무님 우리 전무님


아 너무 웃겨


하루에도 몇번씩 나는 우리본부 임원을 보며 생각한다. 저분은... 진짜 너무 웃기다. 말 그대로다. 사전적인 의미로 전무님은, 너무 웃기다. 사실 별 대단한 농담을 하는것도 아니다. 그냥 그 분이 가지고 있는 탈권위의 느낌이 너무 좋은데, 그 호감에 기반되어서 실없는 소리를 픽픽 내뱉으면 그게 그렇게 웃기는거다. 늘 웃는 얼굴인 것도 신기하다. 말투도 조곤조곤. 어떻게 저러지 진짜?



아 너무 멋있어


한편 우리 과장님은 볼때마다 '멋있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데이터를 주로 다루는 그분은 문과생이 보기에 범접할 수 없는 아우라가 있다. 나와는 달리 다나까체를 완벽 구사하는것도 좋다. 구 직장들이 좀 프리한편이라서, 아니 사실 내가 좀 자타공인 망나니 캐릭터여서 다나까체는 익숙지않은채로 살았다. '아 왜요' '아 그게 뭐에요' '아 싫어요' 를 달고 살아왔으니 오죽할까. 그런 나와는 달리 과장님은 완벽한 직장인의 언어를 구사한다. "- 이 부분이 좀 염려됩니다. - 데이터를 보면 00수치가 예상됩니다." 아 마치... 드라마 보는것 같아. 정제된 직장인의 언어. 어떻게 저렇게 자연스러울까. 과장님은 정말이지... 타고나셨나봐요.




아 너무 잘해


팀장님을 보면서 느끼는 생각은 진짜 깔끔하게 일처리를 한다는 것. 커뮤니케이션을 저렇게 완벽하게 하는 사람은 보지 못했다. 정갈한 메일 글쓰기도 그렇고, 회의 전 후에 안건을 빠르게 요약해서 정리하는것도 그렇고. 주초에 계획하고 분담한 업무들을 금요일에 말끔하게 회수하고 팀원들을 격려하는 모습을 보노라면... 아 저게 팀장이지 그래. 싶어져서 감탄만 나온다. 


그리고 어쩔 수 없이 구 회사 팀장들과 비교하게 되는데. 구 팀장들은 대개 자기가 무슨일을 해야하는지를 모르고, 방향을 잃고 헤매면서 팀원들을 괴롭혀왔다. 그러나 지금의 현 팀장은 그런 부분에 있어서는 '정말이지 따라가기만 하면 되겠구나' 라는 무한한 신뢰감을 준다. 나에게도 드디어 똑부상사가 찾아온것인가? 아니 진짜 방향을 다 잡아주니까... 너무 편한데? 




아 너무 다행이다


이 회사에 입사한지 3개월 째, '허니문기간이라 내가 또 오해하는거면 어떡하지' 라던 우려가 무색하게도 점점 더 같이 일하는 사람들이 마음에 든다. 저들은 어쩜 저렇게 똑똑하고, 일과 말을 잘하고, 매너마저 철철 넘칠까. 사람인지라 물론 저들에게도 단점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나는 그걸 아직 발견하지 못하고 있는것 뿐이겠지. 하지만 그러면 또 어때. 그때가 오면 그때가서 '아 저 인간은 왜 저러는걸까' 생각하면되지. 지금은 그저 나의 과대평가 속에서 행복하고 싶다. 아 너무 웃겨. 너무 멋있고, 너무 잘해. 오늘은 그런 생각이 강하게 드는 날이다. 저들이 너무 좋다고. 저 사람들이 나의 동료여서, 너무나 다행이라고. 








매거진의 이전글 마케팅은 배워서 하는게 아닌데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