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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환타한잔 Feb 19. 2021

감정과잉주의

감정의 댐은 얼마나 많은 감정을 담을 수 있는가?

쉽게 눈물이 나고 소리 지르고 싶고 내 안에 무안가를 토해내고 깊은 날이 가끔 있는데 난 이걸 감정의 방류라고 부른다.


스무 살에 성인이 되고 좀 더 지나서 서른이 넘으면 타인에게 어른처럼 보여야 하는 때가 잦아진다. 슬프거나 불쾌하거나 창피한 감정을 드러내지 않고 어딘가에 감추어 두게 된다고 할까?


이런 감정의 조각들은 차곡차곡 쌓여서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벗어나면 예측 불가능한 상황에서 터져버린다.


최근 몇 주간 맘이 갑갑하고 잠도 많이 못 자고 하는 상황이 잦았는데.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몸에서 보내는 감정과잉경고 같은 게 아니었나 싶다.


저녁에 가볍게 와인 한잔 한다는 게 술이 술을 더 부르게 되더니 결국엔 그간 잘 버텨왔던 감정의 댐이 터져버렸다.


만취한 채로 소리도 지르고 울기도 하고 .. 온갖 행위를 다 하고 다음날 오전엔 계속 잠만 잤다.


겨우 몸을 일으켜 숙취해소용 라면을 먹는데 무겁고 답답했던 마음이 한층 가벼워진 느낌이었다.


사람들은 그날의 내가 웃겼는지 .. 놀리긴 하지만 윈윈 한 것 같다. 그들은 나중에 안주거리 삼을 에피소드를 얻고 나는 마음의 평화를 얻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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