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락

Fantasma 188번째 이야기, 연락

by 석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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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먼저 연락을 취하는 건 나였다. 간혹 너에게 먼저 연락이 오기도 했지만, 그건 정말 간혹 이었다. 그래도 나는 간혹이라도 좋았다. 너의 연락이 오는 날이면 괜히 들떴다. 너는 먼저 연락하고, 먼저 잠수를 타기도 했지만 미련하게도 그런 너의 모습조차도 나는 좋았다. 너는 별다른 고민 없이 써 내려갔을 글자들이지만, 나는 항상 어떤 말을 해야 할지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곤 했다. 인스턴트 같은 감정들이 넘쳐흐르는 세상에서 너의 연락은 나를 아날로그로 만드는 한줄기 빛이었다. 오늘도 혹시나 하고 기다린다. 너의 연락이 오지는 않을까. 내 기다림이 너에게 가서 닿는다면 오겠지. 연락이 온다면 말해야겠다. 보고 싶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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