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ntasma 첫 번째 이야기, 사랑
세상에는 미스터리가 참 많지만 그중에서 가장 큰 미스터리는 사랑이 아닐까. 스쳐지나 버릴 인연이 될 수도 있었던 너를 사랑하고 있구나를 깨달았던 순간, 한없이 먹먹했다. 사랑이라는 숭고한 감정에 왜 이리도 슬픔의 곁가지는 많은 걸까. 기쁨만 가득해도 부족할 텐데. 슬픔의 그림자가 사랑이라는 이름의 주변에 드리워져 있는 게 또렷하게 눈 속에 비쳤을 때 나는 고민했다. 마치 고스톱을 치듯 고나 스톱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할 수 있을 것처럼. 결국 아무것도 하지 못했으면서. 왜 하필 너였을까 하고 생각을 해보아도 결국 그 생각의 끝엔 네가 서있었기에 나는 너를 품을 수밖에 없었다. 지독하도록 아름답지만 내가 뱉지 못했던 너의 이름, 사랑. 먼 훗날 바람이 조용히 네 머리를 간질이면 그때는 말해야지. 내가 널 사랑했었노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