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ntasma 196번째 이야기, 왕가위
좋아하는 감독은 많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좋아한다고 말할 수 있는 왕가위. 그의 작품들은 다 DVD를 사서 소장하고 있을 정도로 애착이 남다르다. 왕가위 특유의 느낌이 녹아난 영상들을 보고 있으면 마음이 꿀렁거렸다. 항상 트레이드마크처럼 끼고 다니는 검은 선글라스 뒤의 그는 어떤 사람 일까 하는 생각도 했었다. 그의 영화에서 항상 느껴지는 쓸쓸함이 선글라스 뒤에도 있을까. 왕가위는 신작 속도가 느리다. <일대종사> 이후로 얼마나 더 기다려야 신작을 내놓을지 도무지 감이 잡히지 않는다. 이미 기다림은 충분히 긴데. 작품이 나오면 나올수록 그의 신작에 대한 텀은 더 길어지고 있어서, 무작정 기다림은 포기한 지 오래다. 까먹고 지내고 있으면 기쁨은 두 배가 되겠지 하는 생각으로 신작을 기다리고 있다. 종종 나는 생각한다. 장국영이 살아있었더라면 왕가위와 다시 작품을 만들지 않았을까 하는. 왕가위의 페르소나로 양조위가 빠지지 않고 꼽히긴 하지만, 그의 초기 페르소나는 장국영이었다. 보고 싶다, 장국영도 왕가위의 신작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