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두산 공원

Fantasma 199번째 이야기, 용두산 공원

by 석류
유령_용두산공원.jpg
어느 해 가장 행복했던 날, 나는 용두산 공원 벤치에 앉아있었다. 그날 이후로도 종종 그 벤치를 찾아갔는데, 벤치에 앉아서 남포동을 내려다보고 있으면 뜨거움에 잠식당하곤 했다. 한낮의 태양보다 더 뜨겁던 감정을 품고 있었던 시간들. 가만히 있어도 웃음이 새어 나올 정도로 좋았던 기억들. 너무 뜨거워서 나조차도 데어버릴 것만 같은 온도는 어디로 가버리고 지금은 공허하기만 할까. 다시 그 벤치에 앉으면 따뜻하게 데운 사케처럼 나도 따뜻해질 수 있을까.
매거진의 이전글요츠바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