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형

Fantasma 206번째 이야기, 인형

by 석류
유령_인형.jpg
좋아하던 캐릭터가 있었다. 우연히 길을 걷다 그 캐릭터 인형이 들어있는 뽑기 부스를 보았다. 그 부스 앞에 한참을 서서 바라보던 내가 마음에 걸렸던 걸까. 어느 날, 네가 양 볼 가득 땀을 흘리며 뛰어와 내게 그 인형을 내밀었다. 인형을 내밀면서 수줍게 미소 짓던 너. 뽑기 실력이 지지리도 형편없던 너라는 걸 알기에 감동은 더 컸다. 내가 서 있던 그 시간보다 더 많은 시간을 너는 그곳에 서 있었겠지. 그 인형을 뽑기 위해. 인형을 받아 들고 기뻐할 나를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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