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ntasma 234번째 이야기, 편지
틈날 때마다 나는 편지를 쓰곤 한다. 편지가 풍기는 특유의 아날로그적인 느낌도 좋고, 같은 말을 해도 편지에 담아 보내면 진정성이 짙어지는 느낌이니까. 그래서 너에게도 참 무수히도 많은 편지를 썼었다. 비록 전한 건 거의 없다시피 하지만. 텅 빈 방 안에 앉아 너로 가득 찬 마음을 종이 위에 서걱서걱 써 내려가던 그 느낌은 절절하고 또 절절했다. 전하지 못할걸 알면서, 이번에는 보내야지 하는 생각으로 최대한 내 마음을 감추고 쓴 글자들. 어차피 보내지 못할걸 알았더라면 종이 위에서라도 편하게 마음을 표현해볼걸 그랬다. 결국은 내 손 안에서 찢긴 채 흩어져버린 편지들. 덤덤한 척 감정을 눌러가며 썼을 사랑의 연서들이 참 아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