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초코

Fantasma 237번째 이야기, 핫초코

by 석류
유령_핫초쿄.jpg
핫초코에 실수로 찬물을 부은 적이 있었다. 찬물을 붓는 순간 깨달았다. 내가 전기포트의 불을 켜지 않았다는 걸. 후회해도 이미 늦었다. 핫초코 위에는 녹지 않은 분말들이 둥둥 떠다니고 있었으니까. 둥둥 떠다니는 핫초코의 분말들이 내 모습 같아서 괜히 애처로운 기분이 들었다. 왜 너는 항상 찬물처럼 차갑기만 할까. 네가 조금만 따뜻했다면 나는 녹을 수 있었을 텐데. 그래서 우리는 계속 섞이지 못하고 분리된 감정으로 살아가는 걸까. 너의 마음의 포트를 켜면 우린 따뜻한 사이가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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