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무함

Fantasma 239번째 이야기, 허무함

by 석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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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생각나서 번호를 눌렀는데, 없는 번호라고 말하는 낯선 여자의 목소리가 귓가에 울려 퍼졌다. 가깝다고 느꼈던 사람의 전화번호가 없는 번호라고 뜰 때의 그 허무감은 느껴본 사람만 알 수 있다. 무슨 일이 생겼나 싶어서 걱정도 되고, 왜 바뀐 번호를 알려주지 않았나 싶은 마음에 서운한 감정도 들지만 제일 크게 다가오는 건 허무함이다. 원래부터 모르고 지내던 사람이었던 것처럼 모든 게 지워진 듯 한 느낌의 없는 번호라는 네 글자. 나는, 당신이 내 기억 속에서 리셋되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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