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ntasma 스물다섯 번째 이야기, 고양이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나는 강아지보다 고양이가 더 매력적이라고 생각한다. 도도한 고양이의 몸짓도 그런 생각에 한몫했을 테지만. 고양이가 눈망울을 빛내며 사뿐히 내 무릎 위로 올라올 때면 주체할 수 없는 기쁨을 느낀다. 도도하지만 한 번씩 인심 쓴다는 듯이 곁을 내주는 고양이의 모습은 너를 닮았다. 열 번을 잘해줘도 한 번 못해주면 할퀴는 게 너와 똑같다. 내가 열 번을 잘해줘도 그 한 번을 기억하고는 서운함을 내비치곤 했던 너. 고양이처럼 도도하던 네 모습이 잔상처럼 눈가에 아른거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