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을 맞이하는 곳, 선암사

서점원이 사랑한 도시 - 순천 (3)

by 석류



IMG_1045.JPG 매표소에서 입장권을 끊고, 걷기를 시작하면 이길이 선암사로 안내한다.



순천에 온 김에 들르고 싶은 곳이 있었다. 선암사. 정호승 시인의 시로 유명한 선암사는 봄이면 아름다운 홍매화가 흐드러지게 핀다. 봄을 알리는 신호 같은 홍매화를 나는 겨울에 온지라 이번에는 보지 못했지만, 그래도 좋았다. 선암사는 가만히 걷는 것만으로도 잡념을 정리할 수 있는 좋은 걷기 코스니까. 선암사 매표소에서 입장을 위한 표를 끊고, 천천히 걸음을 떼었다.



IMG_1047.JPG 선암사의 트레이드 마크, 승선교. 언제보아도 아름다운 다리다.


선암사로 들어가는 길목에 보이는 승선교가 여전히 변함없는 평화로운 모습으로 나를 반긴다. 승선교를 지나 선암사로 진입하니 주말을 맞아 꽤 많은 인파들이 북적인다. 어느 해 봄, 나는 선암사를 거닐며 내가 응원하는 사람들의 건강을 빌었다. 기왓장에 그런 내용들을 적기도 했는데, 그 기왓장은 지금 어디에 있을까 하는 궁금증이 일었다. 그런 궁금증을 안고 경내를 걷다 보니 봄을 기다리며 기지개를 켜는 식물들의 모습이 곳곳에 눈에 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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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들을 지나 해우소에 도달했다. 선암사 해우소는 역시나 인기가 많았다. 해우소 주변에 가득한 이들은 이곳에 무엇을 내려놓으려 왔을까. 나는 이곳에 눈물을 내려놓았었다. 물끄러미 해우소를 바라보다 산책하듯 한 바퀴를 천천히 걷고 선암사를 빠져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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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에 많은 사찰이 있지만, 선암사를 생각하면 이상하게도 설레는 느낌이 든다. 그건 이곳에서 겨울을 배웅하고, 봄을 맞이했기 때문일까. 순천의 봄, 선암사의 홍매화는 특유의 아름다움으로 봄의 시작을 알린다. 홍매화를 떠올리며 선암사를 벗어나는 발걸음에 조금씩 따뜻한 열기가 서린다. 이제 겨울도 끝났다. 바야흐로 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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