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은 바로 이곳, 남산

서점원이 사랑한 도시 - 서울 (3)

by 석류



IMG_1243.JPG 천천히 남산을 음미하고 싶다면, 남산 둘레길을 걷자.



서울에 왔으니, 이곳에 산책하러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서울 하면 떠오르는 곳, 남산. 푸르른 나무들이 한데 모여 나를 반기는 남산. 남산에 들어서자마자 크게 심호흡을 하고, 폐 속 가득 맑은 피톤치드를 들이마셨다. 피톤치드가 혈관 곳곳을 간질이는 느낌에 온몸이 정화되었다.



IMG_1249.JPG 조그마한 숲속 도서관도 있어서 더 매력적인 남산.



잠시 남산을 천천히 거닐다, 늦은 점심을 먹기 위해 준비해온 음식들을 벤치를 식탁 삼아 풀어놓고는 임시방편으로 바닥에 음식을 담아온 뚜껑을 깔아놓고 풀썩 주저앉았다. 이렇게 나무들이 가득한 야외에서 무언가를 먹는 건 오랜만이어서 그런지 소풍을 온 것 같았다. 이십 대 초반, 누군가를 강렬하게 마음에 품고 있던 시기에 그와 함께 용두산 공원에 앉아 먹었던 도시락의 기억들이 떠오르기도 하고. 여러 기억을 곱씹으며, 함께 남산에 온 일행과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는데 그 순간이 참 따뜻하고 행복했다. 혼자 도보로 와도 분명 좋은 곳이지만, 누군가와 함께 와 기억의 한 귀퉁이를 공유할 수 있다는 건 얼마나 큰 행운인가 싶다. 지저귀는 새소리도 아름답게 느껴지는 오후의 햇살 속, 그렇게 나는 남산에 있었다.



IMG_1244.JPG 안녕, 남산. 다음에도 푸르른 모습으로 나를 반겨주길.



도란도란한 식사가 끝나고 뒷정리를 한 후 남산에서 내려오는데 불현듯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걷고 있는 이 시간들이 참 반짝거린다는 것을. 지금 내 곁에는 따뜻한 시선으로 날 아껴주는 소중한 사람이 있고, 그런 사람과 함께 이런 소소한 행복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건 축복과도 같다. 행복은 멀리 있지 않다. 행복은 바로 여기, 지금, 내 앞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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