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ntasma 서른 번째 이야기, 모닥불
모닥불은 사람을 낭만적으로 만든다. 타닥타닥 타들어가는 모닥불 앞에 앉아 술잔을 기울이며 기타 소리에 맞춰 불렀던 노래들이 귓가에 아른거린다. 종종 나도 노래를 뽑곤 했는데, 주로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을 부르곤 했다. 제목이 길기 때문에 ‘너사사’라고 줄여서 부르며 반주를 요청하곤 했는데, 그 노래를 부르고 있을 때면 내 감성은 최고조에 다다르곤 했다. 노래방 반주와는 다른 날것의 맛을 가진 기타 연주는 모닥불 특유의 아날로그적인 느낌을 극대화시켰다. 모닥불에 구워먹던 오징어의 맛은 어찌나 일품이던지. 그리고 모닥불 앞에 옹기종기 앉은 사람들과 너도 모닥불의 낭만을 더하는 요소중 하나였다. 괜히 쓸쓸해지는 날이면 모닥불의 훈기가 그리워진다. 모닥불은 나의 힐링이었기에 더 그럴지도 모른다. 오늘 같은 날, 모닥불 앞에 앉아서 노래 부르며 오징어에 소주 한 잔 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