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우유니, 활성산

서점원이 사랑한 도시 - 광주 (3)

by 석류



이제까지 인터뷰를 가면, 숙소를 따로 잡는 일이 많았다. 지인이 있는 도시라면 지인의 집에 종종 머무르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은 달랐다. 숙소를 따로 잡지도 않았고, 지인의 집에 머물지도 않았다. 나의 이번 숙소는 바로 ‘텐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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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G_1425.JPG 노을지는 활성산. 해가 뉘엿뉘엿 퇴근하는 모습이 아름답다.



광주에서 차로 한 시간이 걸리는 영암 활성산. 활성산이 이번 여정에서 내 숙소를 담당할 장소였다. 캠핑을 좋아하는 지인이 보내준 활성산 일출 사진에 홀려 활성산에 꼭 가고 싶다고 졸랐더니, 흔쾌히 가자는 대답이 왔다. 그래서 해질 무렵 활성산에 도착해 해가 지는 것을 바라보며 텐트를 쳤다. 처음 만난 활성산은 풍차 때문인지, 아니면 산 능선 때문인 지는 몰라도 제주도의 용눈이 오름 같았다. 육지에서 용눈이 오름을 만난다면, 활성산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활성산은 용눈이를 닮아있었다. 때마침 같이 캠핑을 함께 한 일행도 제주도에서 처음 인연을 맺었던 사람들이었기에, 제주를 닮은 곳에서 이렇게 같이 시간을 보낸다는 사실이 더 의미 깊게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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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G_1430.JPG 일몰도 아름답지만, 일출은 더 장관인 활성산. 한국에 우유니가 있다면 바로 이곳이 아닐까.



날씨가 워낙 좋았던 탓인지 일몰 못지않게 일출도 아름다웠다. 풍차 소리 때문에 잠을 설쳤지만, 텐트 밖으로 나와 아침 햇살에 붉게 물들어 가는 하늘을 바라보고 있으니 심장이 쿵쿵 뛰었다. 이보다 더 아름다울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감탄을 자아내는 하늘. 여러 가지 색으로 변화하는 하늘을 보고 있자니, 아직 가보지는 못했지만 사진으로 많이 접했던 우유니 사막이 떠올랐다. 한국에 우유니가 있다면 바로 활성산이 아닐까. 활성산은 산의 우유니다. 너무도 아름다운 순간을 좋은 사람들과 함께 보낼 수 있다는 게 축복 같았다. 그들과 같이 자연의 신비를 몸소 느끼는 지금 이 순간, 나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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