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편의점에 있습니다 - 제2화
편의점에서 일하며 나에게는 제2의 이름이 생겼다. 근무 초기에는 본명이 적힌 명찰을 달고 일을 했는데, 특이한 이름 때문에 불편한 일들이 꽤 많이 생겼기 때문에, 이름 자체는 세상에 흔하지만 존재하지는 않는 존재로서의 이름을 달고 일을 하게 되었다.
특이한 이름 탓에 이름으로 농담 따먹기를 한다거나, 가끔 얼큰하게 술에 취한 손님들이 와서는 애꿎은 내 이름에 대고 시비를 거는 이들이 꽤 많았다. 미녀는 석류를 좋아해 CF를 본 세대들은 그 노래를 불러대는 사람도 있었다. 왜 처음 보는 이에게 그런 행동을 하는 건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지만, 세상에는 이해하려 해도 이해할 수 없는 일 투성이니까. 이름에 대한 호기심을 보이며 계속 말을 걸어오는 사람도 적지 않아서, 계산을 기다리는 손님들의 계산이 지연되는 일도 잦았다. 나는 그런 상황들이 무척이나 신경 쓰였고 결국 본명이 아닌 다른 이름을 택하게 되었다. 물론, 함께 일하는 이들과 친한 몇몇 단골손님들은 내 이름을 안다. 그들은 이러한 내 상황들을 알기에 새로운 이름을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해주었고, 처음에는 나조차도 적응되지 않던 새로운 이름을 이제는 본명만큼 익숙하게 사용하고 있다.
새로운 이름을 달고 일하면서, 민증 검사를 할 때 나는 가끔 나만큼이나 특이한 이름들을 몇몇 보게 되었다. 특이한 이름을 가진 그들에게 왠지 모를 동질감이 느껴졌다. 저들도 나와 같은 경험이 조금은 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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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내 이름이 멋지고 자랑스럽다. 누군가 내 이름을 불러주는 것도 좋아한다. 그러나, 처음 보는 타인에게 놀잇감처럼 소비되는 건 전혀 다른 느낌이다. 아무 생각 없이 당신이 던진 말을 나는 이 공간에서 두부 같은 멘탈로 계속 곱씹는다. 내 이름은 당신의 호기심을 충족시켜주기 위해 있는 것도 아니고, 당신의 스트레스 풀이 용도 아니다. 당연한 그 사실들을 당신이 깨닫게 될 때, 나는 새로운 이름을 버리고 다시 본래의 이름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