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편의점에 있습니다 - 제3화
편의점에서 일하면서 사람들이 가장 많이 내게 물어보는 게 있다. 물건이 어디 있는지 묻는 것, 그리고 그다음으로 많이 묻는 것은 성별이다. 짧은 헤어스타일 때문에 호기심을 억누르지 못한 손님들에게 꽤나 자주 “남자예요? 여자예요?”라는 질문을 받는다.
처음에는 그 호기심에 일일이 부연 설명까지 덧붙여서 대답을 해주었지만, 계속 같은 질문을 많이 받다 보니 질문 자체에 대한 피로감이 생겨버렸다. 그래서 너무 카운터가 붐빌 때는 때때로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스킵할 때도 있었는데, 나이가 많으신 어르신 같은 경우에는 자신의 질문에 대한 답을 하지 않았다고 내게 쌍욕을 늘어놓거나 불친절하다고 하는 일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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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비스업에서 손님과 접객자의 거리는 어디까지일까. 손님이 궁금하다고 해서, 내 개인정보를 전부 털어놓아야 하는 걸까? 정중하게 묻는 이들에게도 괜히 말하기 신경 쓰이는데, 처음 보는 이에게 반말을 찍찍 내뱉으면서 성별을 물어보는 행동은 듣는 입장에서는 상당히 난처하면서도 무례하게 느껴진다.
그래서 나는 요즈음 성별을 물어보는 이들에게 이런 말을 한다. “머리가 짧다고 다 남자는 아니에요. 그리고, 이 질문은 누군가에게는 실례가 될 수도 있는 말이에요.”라고. 그들이 다른 이들에게 가서도 같은 질문을 되풀이하지 않기를 바라며 웃으며 대답하는데, 대체로 질문을 했던 이들은 그게 누군가에게는 실례가 될 수도 있는 말임을 인지하지 못했기에 ‘실례’라는 단어가 튀어나오는 순간 미안하다고 사과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의 대답을 듣고도 어르신들은 싸가지가 없네, 불친절하네 라는 말을 하기도 한다. 자신의 입맛에 맞는 고분고분한 대답이 아니어서 마음에 들지 않은 거다. 계산에 굳이 성별이 필요할까? 가격을 알려주고, 거스름돈을 내어주는 것만 똑바로 하면 되는 일인데. 왜 그들은 자신의 질문이 상대방에게 상당히 민감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는 사실을 모를까. 나는 그래서 오늘도 카운터에 서서 머리 길이와 계산에 어떠한 상관관계가 있는지를 골똘히 고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