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랑한 영화관 - 대전 (4)
대전 아트시네마에서 <패왕별희 디 오리지널>을 관람했다. <패왕별희>는 1993년에 개봉해 현재까지 많은 이들에게 명작으로 회자되는 작품이다. 장국영, 공리, 장풍의라는 우리에게도 꽤나 익숙한 배우들이 출연하는데, 특히나 장국영을 사랑하는 팬들에게는 다섯 손가락에 꼽히는 작품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장국영을 애정 하는 나에게도 정말 특별한 의미를 가지는 작품이라 할 수 있다.
맨 처음 <패왕별희>를 보았을 때 나는 대학생이었는데, 아직도 처음 보았을 때의 강렬함이 뇌리에 남아있다. 너무 아름답지만 슬픈 영화, <패왕별희>. 극 중에서 경극 패왕별희 속 우희를 연기하는 장국영의 몸짓과 목소리는 그가 아니면 누가 감히 그 배역을 연기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완벽했다. 역사적으로도 <패왕별희>는 영화 그 이상의 큰 의미를 가진다. 중일 전쟁, 국공내전, 문화 대혁명 등의 굵직한 사건들을 주인공들의 소년기부터 시작해 자연스러운 흐름으로 보여준다. 아역들을 비롯해 모든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 덕분에 단 하나도 강렬하지 않은 장면이 없었다. 그래서일까. 나는 매년 <패왕별희>를 한 번씩은 다시 돌려보곤 하는데, 그때마다 울지 않은 적이 없었다. 이번에 보면서도 그렁그렁 계속 눈물이 고였는데, 스크린으로 이 작품을 볼 수 있다는 사실에 벅차서 더 눈이 빨개졌다. 특히나 이번 재개봉은 기존과 달리 삭제된 15분가량의 장면이 삽입되어서 더욱 의미 깊었는데, 삭제된 장면들을 보면서 마음이 얼마나 슬프게 요동쳤는지 모른다. 이 글을 쓰는 지금도 계속 마음이 먹먹하고, 아린 느낌이 든다.
문득 “인간의 삶은 무상하여 봄날의 꿈과 같고.”라는 극 중 공연 귀비취주 속 대사가 떠오른다. 마치 봄날의 꿈과도 같은 무상한 삶은 영화 속 인물들의 모습과 참 많이 닮았다. 비단 영화 속 인물에게만 한정된 이야기는 아니다. 많은 이들이 삶의 순간이 참으로 무상함을 깨달으면서도, 계속 살아나간다. 그것은 인간이기에 가능한 일은 아닐까. 그렇기에 오늘도 나는 무상함을 걷어내며 삶을 걸어 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