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편의점에 있습니다 - 제11화
편의점에서 일하며 가장 현타가 많이 왔던 순간이 있었다. 바로 봉투값 20원 때문이었다. 환경부담금으로 인해 봉투값 20원을 받는다고 하자, 다른 곳은 안 받는데 왜 여기는 봉투값을 받냐며 쌍욕을 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정말 충격적이었다. 200원도, 2000원도 아닌 고작 20원에 욕을 하다니. 상식적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일이었다. 일반 마트에서 봉투값을 받는다고 하면,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고개를 끄덕이면서 왜 편의점에서는 20원에 갑질을 할까. 처음으로 봉투값으로 욕을 먹었던 날, 손님이 떠나고 난 후 나는 알 수 없는 수치심과 모멸감이 뒤엉켜 차오르는 느낌에 내내 눈물이 났다. 그까짓 20원이 뭐길래, 나를 이렇게 울게 하나 싶어서 더 속상하기도 했다.
다음 날 사장님에게 봉투값 이야기를 했더니, 사장님은 자기도 욕을 먹었다며 그냥 우리가 부담하는 걸로 하고 손님에게는 받지 말자고 했다. 20원으로 잘 알지도 못하는 타인의 밑바닥을 보게 될 줄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 20원에 목숨을 걸 듯이 타인을 물어뜯는 하이에나 같은 모습을 보고 있자니, 참으로 이 일도 할게 못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 당신이 봉투값을 지불하지 않았다고 해서, 그게 결코 공짜는 아니다. 또 다른 누군가가 당신을 대신해서 그 값을 치르고 있으니까. 그러니 함부로 편의점에서 일하는 이들에게 20원에 당신의 밑바닥을 내보이지 말기를 바란다. 나의 노동에는 당신에게 20원에 욕을 먹어야 할 만큼의 값이 포함되어 있지는 않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