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편의점에 있습니다 - 제12화
편의점에서 일하며 가장 힘든 점을 꼽자면 식사일 것이다. 화장실을 가는 것 또한 쉽지 않은 일이지만 밥 먹는 것만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화장실 같은 경우는 잠시면 되기 때문에 마음 편히 문을 잠그고 갈 수 있지만 식사는 그렇게 할 수가 없다. 혼자서 매장을 봐야 하는 지라 장시간 자리를 비울 수가 없기에 문을 잠글 수가 없는 것이다.
언제 어떻게 손님이 들이닥칠지 모르는지라 항상 허겁지겁 식사를 때웠다. 카운터 구석에 암모나이트처럼 등을 말고 앉아 끼니를 때우고 있을 때면 그런 생각이 들었다. 제발, 10분만 손님이 오지 않았으면. 밥을 연속으로 10분 정도만이라도 마음 편히 먹을 수 있다면 좋을 텐데. 애석하게도 그런 내 바람을 비웃기라도 하듯 손님들은 내가 식사를 하고 있을 때면 더 자주 들이닥쳤고, 정말 바빴을 때는 라면을 먹다 말고 계속 계산을 하느라 나중에는 불어 터진 면발이 국물을 전부 집어삼켜 버려야만 했던 적도 있었다.
소화불량은 나의 가장 친한 친구 중 하나가 되었다. 편의점에서 일하며 소화불량이 생겼다. 이전에 경험했던 다른 서비스직들은 짧지만 그래도 식사시간이 보장되어 있었기에, 밥을 먹는 그 순간 동안은 아주 짧지만 노동의 고단함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그러나 편의점은 내가 밥을 먹는 동안 누군가 매장을 대신 봐줄 수 있는 교대근무자가 없기에 일과 식사가 분리되지 못한 채 계속 이어진다.
가장 서러웠던 건 명절에 일을 하며 레토르트를 먹고 있을 때, 명절 음식을 너무 많이 먹어 소화되지 않아서 소화제를 사러 오는 사람들을 보는 것이었다. 나는 급하게 먹고, 먹는 흐름이 계속 끊기기에 체하는데 그들은 도리어 너무 많이 먹어 체했다는 상반적인 부분을 느낄 때면 마음이 씁쓸했다. 영원한 난제, 소화불량. 아마 나는 편의점을 그만두기 전까지는 이 친구와 계속 불편한 동거를 해나가야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