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플러스 포항에서 본 영화

내가 사랑한 영화관 - 포항 (4)

by 석류

야구소녀.jpg 멈추지 않는 청춘의 이야기, <야구소녀>.


인디플러스 포항에서 <야구소녀>를 관람했다. <야구소녀>는 고교 야구팀의 유일한 여자이자 최고 구속 134km, 볼 회전력의 강점으로 ‘천재 야구소녀’라는 별명을 얻으며 주목받았던 야구선수 주수인에 대한 이야기이다.



남자 야구선수가 주류인 세상에서, 비주류인 주수인은 묵묵히 계속 볼을 던진다. 모두가 안 된다고 말하는데도, 절대 포기하지 않고. 영화를 보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대사가 있었다. “난 해보지도 않고, 포기 안 해요.”라는 말이었다. 그 대사를 들으며 눈물이 미친 듯이 주룩주룩 흘러내렸다. 주수인의 상황과 지금의 내 상황이 너무도 닮아있는 느낌이었으니까. 주수인과 나는 서로 다른 장르의 삶을 살지만, 같은 상황에 처해있다. 다들 안 될 거라는 말부터 던지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절대 포기하지 않고,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주수인의 모습을 보며 마음에 큰 위로를 받았다. 나 또한 주수인처럼 해보지도 않고, 포기하기 싫어서 이를 악물고 세상을 향해 글이라는 공을 던진다. 나도, 주수인도 그저 좋아하는 일을 하고 싶을 뿐인데 세상은 너무도 냉혹하다. 시작도 안 했는데, 지레짐작만으로도 안 된다고 말해버리니까. 안 된다는 말은 하는 입장에서는 아주 손쉬운 말이지만, 듣는 입장에서는 엄청난 좌절감을 느끼게 하는 말이다. 시도도 하기 전에 이미 꺾여버리는 기분이 드니까.



그래서일까. 나는 주수인의 행보가 너무 애틋하고, 자랑스럽게 다가왔다. 많은 사람들이 꿈을 포기하는 팍팍한 시대에 꿈을 향해 달려간다는 건 자칫 잘못하면 무모하게 비춰질수도 있지만, 그런 이들이 있어서 또 다른 누군가도 힘을 내어 공을 던질 수 있는 것이다. 자신을 롤모델로 삼고, 야구부에 입회 원서를 낸 소녀를 보며 주수인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을까. 계속 부딪히고 깨져도, 절대 포기하지 않고 달리는 청춘에게 바치는 꿈의 송가, <야구소녀>. 세상에 무수히 많이 존재할 주수인들에게 우리 함께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달리자고 말하고 싶다. 우리가 던지는 이 공들이 당장은 세상을 변화시킬 수 없어도, 쌓이고 쌓여서 변화의 밑거름이 될 테니. 그러한 믿음을 담은 아름다운 희망의 박수를 그들에게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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