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편의점에 있습니다 - 제22화
어린 시절 누구에게나 로망이 하나씩은 있었다. 내게 있어서 로망 중 하나는 슈퍼마켓의 주인이 되는 일이었다. 온갖 주전부리가 넘쳐나는 슈퍼는 어린 내게 있어 천국과도 같은 공간이었다. 아무리 규모가 작은 동네 구멍가게를 들어가도 나는 항상 선택의 기로에 섰다. 이것도 사고 싶고, 저것도 사고 싶었으니까. 매번 선택의 시간을 거쳐 사 가지고 온 과자들은 달콤하고 또 달콤했다. 그 달콤함을 맛보며 나는 생각했다. 어른이 되면 꼭 슈퍼를 차려야지라고.
시간이 흘러 어른이 된 나는 슈퍼를 차리지는 못했지만, 대신 편의점이라는 이름으로 흔히 불리는 현대식 슈퍼에서 일한다. 어린 시절의 슈퍼와 다른 점이라면 온갖 물품들이 다양하게 다 있다는 것이다. 이건 없겠지 싶었던 게 있기도 하는 게 편의점이라는 건 참으로 흥미로운 일이다.
신상품이 발매되고 들어올 때마다 나는 호기심에 가득 차서 새로운 상품을 한참 들여다보는 꼬마 손님들을 보곤 한다. 신중한 표정으로 살까 말까 고민하는 아이들의 얼굴을 보며 어릴 적의 내 모습을 떠올린다. 햄릿보다 더 비장한 표정으로 살 것이냐, 말 것이냐 그것이 문제 로다라는 표정을 지었던 꼬마 석류를.
어릴 적의 내 표정과 닮은 아이들을 보며 나는 어른이 되어서도 여전히 모두 다 살 수 없고, 선택해야 하는 삶이 약간은 슬프게 느껴졌다. 아이들은 알까. 우리네의 삶은 평생 선택의 순간들로 점철되어 있다는 것을. 언젠가는 깨닫게 될 사실이지만, 조금은 천천히 알았으면 좋겠다. 그래야 마음속의 로망에 대한 불꽃이 사그라들지 않을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