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편의점에 있습니다 - 제21화
올 때마다 두근거리는 손님이 있다. 설레서냐고? 아니, 그럴 리가. 마음이 불안하고 긴장되어서 심장이 막 두근거린다. 행동과 말로 위협을 느낀 적이 여러 번 있기 때문이다.
그 손님은 언제나 던힐 6미리를 두 갑씩 사가곤 했는데, 어느 날 순간적으로 눈앞에 담배를 두고도 위치가 헷갈려 잠시 홀로 허둥거린 적이 있었다. 항상 헤매지 않고 바로 담배를 꺼내서 계산해주었기 때문인지, 그 손님은 잠시를 참지 못하고 내게 손을 쳐들며 폭언을 했다.
“야, 가시나야. 저기 있는데 그게 안 보이냐?”
사전적 의미에서 가시나는 ‘계집아이’의 방언이라는 뜻을 담고 있는데, 내가 사는 도시에서는 가시나라는 단어를 여성을 비하하는 식으로 사용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그 말을 듣고 나는 거의 울 것 같은 표정으로 담배를 꺼내어 계산해주었고, 그는 내 표정을 보고 순간 아차 했는지 더 이상의 뒷말은 하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자신이 한 말과 행동에 대한 사과를 하지도 않았다. 그가 가고 난 후 나는 카운터에 웅크려 한참을 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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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는 그가 들어오자마자 “어서 오세요. 담배 드릴까요?”라고 먼저 물어본 적이 있었다. 그때도 그는 인상을 확 구기며 자기가 담배를 먼저 달라고 하지도 않았는데 묻는다며 나한테 화를 막 냈다. 아니, 항상 와서 담배를 사 가니까 먼저 물은 건데 왜 나한테 애꿎은 화풀이를 하는 건지 모르겠다.
비단 그것뿐만 아니다. 워낙 위협적으로 말한 게 많아서 다 기억도 나지 않을 정도다. 체격 좋고 험상궂은 인상의 그가 낮은 목소리로 표정을 구기며 함부로 대할 때마다 나는 내가 남자였다면 저렇게 함부로 대했을까 하는 생각에 서러워졌다. 자신에 비해 상대적으로 어리고, 키도 작고, 여성이기에 얕잡아 보고 함부로 대하는 것이다. 그렇게 생각할 수밖에 없는 건 그가 야간 아저씨에게는 함부로 대하는 걸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나에게 함부로 대하는 것과 달리 야간 아저씨에게는 아주 평범한 보통의 손님처럼 굴었다.
내가 이곳의 일을 그만두지 않는 이상 나는 계속 그가 들어올 때마다 벌렁거리는 심장을 부여잡고 던힐의 바코드를 찍어야겠지. 아, 내일이 오는 게 무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