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편의점에 있습니다 - 제25화
하루에 가장 많이 하는 말들이 있다. 첫 번째로 많이 하는 말은 “마스크 착용 부탁드립니다.” (이 말은 마스크 제대로 착용 부탁드립니다로 변형되어서 사용되기도 한다)이고 두 번째로 많이 하는 말은 “빨대는 얼음컵 꺼내신 곳에 보시면 있습니다.”이다.
사실 둘 다 굳이 하지 않아도 될 말이다. 팬데믹 시대에 마스크 착용은 부탁이 아닌 의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부탁’ 조로 말을 하지 않는 이상, 사람들은 들은 체도 하지 않는다. 문을 열고 가게에 들어온 이상 자신은 ‘갑’이고 그곳에서 일하는 사람은 ‘을’이라는 시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을’은 무조건 ‘갑’에게 친절해야 한다. 만약 무미건조하게 대한다면, ‘갑’은 ‘을’을 불친절하다고 느낀다. 참 서글프다. 어디까지 친절해져야 하는가 싶어서.
빨대도 마찬가지다. 참 이상하게도 얼음컵을 구입하는 사람들이 가장 많이 빨대가 어디 있는지를 묻곤 하는데, 그들이 찾는 빨대는 얼음컵 냉동고 바로 옆에 비치되어 있다. 얼음컵을 꺼내며 바로 보이는 위치임에도 불구하고, 왜 그들은 빨대를 보지 못할까. 위치를 설명해주어도 빨대를 찾아 헤매는 사람을 보면서 가끔 나는 자동차 백미러에 적힌 ‘사물이 보이는 것보다 가까이 있습니다.’라는 문구가 떠오르곤 한다. 너무 가까이 있어서 되려 보이지 않는 걸까, 아니면 그 정도로 주변 시야를 살피지 않기 때문인 걸까. 매일 궁금하고 또 궁금하지만, 앞으로도 궁금증은 풀릴 일이 없을 것 같다. 질문을 하는 순간, 그들은 그것을 호기심이 아닌 시비로 인식하고 불친절로 간주할 테니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