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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석류 Jan 29. 2024

2023. 04. 17

1부 46화

 

 오랜만에 입고에서 일했다. 출근 전부터 왼쪽 어깨가 아파서, 오늘 분류하러 간다면 만신창이로 퇴근할 것 같아서 분류를 피하기 위해 입고를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출석체크를 위해 줄을 서 있을 때, 입고에서 “입고 업무 할 줄 아시는 분.”이라고 불렀을 때 바로 달려 나갔다.     


 입고에서 RTO 상품 진열을 종일 했다. RTO는 반품으로 인해 다시 센터로 돌아온 낱개 상품들을 빈자리를 찾아서 진열하는 업무다. 입고 메인에서 각자 한 장씩 개별 바코드를 지급하는데, 그 바코드를 먼저 스캔한 후에 토트에 담긴 RTO 상품 바코드를 찍고 토트 바코드를 스캔하면 토트가 입고되어 하차된 상태로 바뀐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거치지 않으면, 토트와 토트 속에 담긴 상품들은 미입고 상태로 남아있기 때문에 반드시 이 과정을 거쳐야만 진열을 할 수 있다. RTO는 빈자리라고 해서 아무 데나 진열을 하면 안 되고 해당된 구역만 진열해야 한다. A존에서는 주황색으로 표시된 존은 진열이 불가하고, B존은 초록으로만 표시된 존만 진열이 가능하다. 일반 상품은 빈자리 아무 데나 진열이 가능한데, RTO는 그렇지 않다는 게 가장 큰 차이점이다.    


 2시 40분까지 RTO 상품 진열을 하다가 재고이동 작업을 했다. 로케이션 간에 재고이동을 하는 건데, 중복으로 진열된 상품들의 자리를 옮긴 후에, 재고조회를 통해 업체 상품이 진열된 자리에 섞여 있는 일반 상품들을 찾아내서 걸러낸 후 일반 상품 자리로 재 진열 하는 걸 퇴근 전까지 했다.     


 재고조회를 누르고 로케이션의 바코드를 스캔하면 진열되어 있는 상품의 목록이 뜬다. 상품의 윗부분에는 업체 상품이면 업체 상품이라고 적혀 있고, 일반 상품인 경우에는 아무런 문구가 떠있지 않아서 문구가 없는 상품들을 찾아내서 토트 재고 이동을 누르고, 로케이션 바코드를 스캔한 후 이동할 상품을 다시 스캔하고 토트에 담은 후 토트를 스캔한다. 그러면 상품은 다른 자리로 갈 준비를 마치게 된다.     


 오랜만에 진열 업무를 해서 그런지는 몰라도 꽤 재미있게 느껴졌고 시간도 잘 갔다. 역시 한 번씩 다른 업무를 해야 시간이 잘 가는 것 같다. 이제는 그렇게 바쁘게 느껴지는 분류도 시간이 잘 안 간다고 느껴지니까. 빈자리를 찾는 건 언제나 쉽지 않은 일이지만, 종종 진열 업무를 하러 입고에 와야겠다. 분류를 피하기 위해서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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