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부 17화
2024. 01. 10
매일 알리 익스프레스에서 직구한 상품들이 트럭째로 들어오긴 하지만, 오늘은 평소보다 알리 트럭이 더 많은 날이었다. 알리 상품들은 운송장 글자가 다 제각각이라 분류하기가 힘들다. 아직도 그래서 분류를 할 때 무더기로 상품을 하차하거나, 송장이 보이지 않게 뒤집어서 보내면 애를 먹는데, 새로운 미션이 주어졌다.
알리 상품의 운송장에 적힌 분류코드를 매직으로 체크한 후 분류해서 보내라고 했다. 쉽지 않은 작업이었다. 몇 천 개의 상품을 일일이 분류코드를 찾아서 동그라미로 분류코드를 잘 보이게 체크해서 분류해 보내는 건 마치 숨은 그림 찾기와도 같았다. 한 손으로는 분류하고, 한 손으로는 체크를 하는 것도 힘들었고.
무척이나 번거롭고 힘들긴 했지만, 대분류에서 이렇게 분류코드가 잘 보이게 체크를 해준다면 중분류와 소분류는 무척이나 편하겠다 싶어서 새삼스레 대분류가 가장 힘든 분류라는 걸 다시금 깨닫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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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01. 17
매번 일을 할 때마다 함부로 반말하는 사람들이 너무 싫었지만, 엮이기도 싫고 말 섞기도 싫어서 그냥 참았다. 그러나 오늘은 참다 참다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서 퇴근길에 얘기를 했다. 선을 넘었기 때문에, 이제는 참으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으니까.
“저기요. 혈압 측정 명단 보니까 저보다 어리시던데, 이름 막 부르는 거 자제해 주세요.”
“아~ 급하잖아요.”
나보다 어린 사람이, 그것도 관리자도 아닌 같은 일용직이면서 초면부터 반말을 하길래 기분이 나빴는데 오늘은 심지어 이름을 막 부르는 거다. 그리고 급한 상황도 아니었다. 뭔가 재미 삼아서 내 이름을 막 부르는 느낌이 들어서, 저 사람은 내가 나이가 더 많다는 걸 모르는 건가 싶어서 그걸 상기시켜 주며 얘기해야겠다 싶었다.
근데 사과는커녕 엉뚱한 소리만 해대니 기분이 더 안 좋아졌다. 그래도 어쨌든 내가 자신보다 나이가 더 많다는 사실을 알았으니 다음부터는 함부로 이름을 막 부르는 행위는 하지 않겠지. 아무리 막말이 난무하는 현장이라도, 최소한의 선은 지켜야 한다. 사람이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