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ntasma 여섯 번째 이야기, 장국영
가끔은 그런 생각이 들곤 한다. 어디선가 그가 살아 숨 쉬고 있지 않을까 하는. 아직도 생생하다. 2003년 4월 1일, 온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그의 죽음. 만우절 장난인 줄 알았는데 장난이 아니어서 정말 말도 안 되는 일이 일어났다는 생각이 들었다. 46년이라는 러닝타임으로 세상과 작별인사를 했던 그. 그의 인생의 러닝타임이 더 길었다면 어땠을 까라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스크린 속의 그와 사랑에 빠지던 순간들이 이렇게도 생생한데 그가 없다는 사실이 지금도 도무지 믿기질 않는다. 발 없는 새였던 그가 문득문득 그립고 생각나는 날, 나는 그의 영화들을 꺼내어 본다. 영화 속의 그는 멀리 있는 별이 아닌, 숨소리마저 들릴정도의 가까움을 가진 한 남자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