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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한영교 Apr 26. 2017

9. 운전

#9 이렇게 아버지가 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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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운전을 시작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응급/긴급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현대식-필살기를 익혀야겠다고 생각한 터였다.  


++
그러니까, 막상 운전대를 잡고 도로에 나가니, 이건, 뭐랄까. 정글이구나. 끼어들고, 빵빵거리고, 아슬아슬, 갈래길은 너무 많고, 비켜주지 않고, 뭐랄까. 이 거친 세계를 현대식-어른들은 매일같이 달리고 있는거구나. 잠시 딴 생각하면 큰 일날 수 있는 이 세계를 핸들링하며 지내고 있는거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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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게이션은 자꾸, 가는 곳마다 ,사고다발구역입니다, 했다. 건널목 앞에서도 ,사고다발구역입니다, 초등학교 앞에서도, 사고다발구역입니다, 터널들어갈 때도, 사고다발구역입니다, 내리막을 내려갈 때도, 사고다발구역입니다, 사고가 다발로 일어나는 이 수많은 구역을 지나면서, 까딱 잘못하면 황천길로 유턴할 수 있겠구나 싶었다. 우리 시대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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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선배들이 해 준 이야기들, 일단, 머리부터 들이민다, 한 눈 팔지 말고 일단 내 앞만 보고 달린다, 뒤차는 신경쓰지 마라, 비상등에 익숙해져라. 이 세상 헤쳐 나갈 고급-필살기들이 여기 다 있구나. 그런데, 조금 이상하게 슬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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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중고차를 사려고 했던 마음은 딱, 그만두었다. 그 대신, 자전거를 깨끗하게 딱, 정비했다. 아가용 자전거안장을 l하나 살까 한다. 마침, 아들이니 연분홍색이 딱,이겠다. 마침, 바람은 연분홍색을 닮았으니 딱이다, 딱. 


#이렇게_아버지가_된다 #드라이브_인_정글 #페달을_밟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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