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자장노래

#2 이렇게 아버지가 되어간다

by 서한영교


+
아가, 천사는 인간에게 가장 먼저 노래를 가르쳤다더라.

불 피우는 걸 가르치기도 전에 말이지.

첫 불을 피웠을 때,

그 노래를 부를 수 있게 말야.

나도 그랬고,

엄마도 그랬데.

할머니도.



++
아가,

네 할머니는 나 어릴 때 조용필 노래를 자장가로 불러 주었는데.

스무 살이 넘어 라디오에서 "그 언젠가 나를 위해 꽃다발을 전해주던 소녀를"라는

조용필 노래의 구절을 처음 들었을 때,

발바닥에 잔뿌리가 돋는 기분이었단다.


+++
어떤 노래를 네 머리맡에서 불러주면 좋을까 싶어,

음악을 한참을 뒤지면서 몇 곡 연습해본다.

옆에서 Maade Ssi는 저주받은 목소리라며 타박을 준다.

별 수 없다.

꿋꿋해지는 수밖에.

도저히 안되겠다 싶을 땐

춤을 춘다.


++++
음악을 듣고,

부르는 삶의 힘을 믿는다.

나도 그랬고,

어머니도 그랬고,

할머니도 그랬다.
잠든 아가 머리맡에 노래를 파종하는 일은 우리 집안 전통이다.

물론 음치도 전통이다.


+++++
조산원을 예약하면서 꼭 아가가 나올 때 자주 들려주었던 음악을 틀어놓고 싶다.

이 낯선 세계에서 첫 밤을 보낼 때 연습했던 자장가를 불러주고 싶다


#이렇게아버지가된다 #부르는노래_듣는노래 #조용필과_시규어로스의_사이 #아가야_너도_음치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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