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 전의 상념..
내일은 내 생애 두번째 수술을 앞두고 있다.
첫뻔째는 남자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그 수술이고.. 내일은 부끄럽지만 치루라는 항문질환의 수술을 할 예정이다.
유난스럽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처음 병원에 가서 수술밖에 방법이 없다고 말을 들었을때 입속에 침이 마르고 머릿속이 하얘지는 경험을 하게 되었다. 평소에 병원을 무서워하기도 할 뿐더러 공황이와 친구가 된 이후로 꼼짝않고 오랜시간 있어야 하는 상황에 대한 두려움이 커졌기 때문에 더 두려웠다.
그러다가 인터넷으로 각종 정보를 습득하게 되었고, 많은 사람들의 후기와 경험담들이 나를 조금은 안심하게 했지만 수술을 하루 앞둔 시점에서 마음이 진정되지 않는 것은 사실이다.
오늘 하루는 참 신기한 하루였다.
평소와 같았던 모든 행동들이 낯설었고, 평소에 봐왔던 모든 사람들이 다 특별해 보였다. 그들에게 고마운 점들이 떠오르고.. 미안한 점들도 많이 생각났다. 요즘들어 연이어 내리던 비도 특별했고, 그 특별한 감촉을 느껴보고자 일부러 비를 맞고 다니기도 했다. 무엇인지는 모르지만 오늘이 왠지 마지막인것 같았고, 그래서 모든것이 다 특별하게 느껴졌다.
세상에 아픈사람들.. 나보다 더 큰 수술을 한 사람들.. 가까이에선 제왕절개 수술을 경험했던 아내와.. 지금은 멀리 계신 항암치료를 받았던 장모님까지.. 그 두렵고 외로운 시간을 어떻게 견뎠을까 생각하면 가슴이 먹먹해졌다.
사람은 한번 왔다 한번 간다고 쉽게 말하지만, 내 자신에게 닥친 두려운 순간들은 쉽지 않고 어렵다.
신기하게도 사람은 나이들어 아플것을 예상할 수 있고, 더 나이들면 죽음이 닥칠 것을 예상할 수 있지만, 그것의 시기가 구체화되기 전까지 그 일들은 남의 일인 것처럼 태평하다. 지금의 건강과 평화가 영원할 것 같이 생각되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
하루하루를 특별하게 살아야 할 이유이다.
하릴없고 평화로운 하루도 엄청나게 두려운 날로 가는 한발짝이다. 그 한발짝을 보다 값지게 디디기 위해서는 그 사실을 기억해야만 한다.
수술대에 놓여진 나 자신을 상상해보자.. 그보다 더 큰 고통이 도래했다고 상상해보자.. 실제로 누군가는 오늘도 큰 고통에서 괴로워하고 있고, 그 사람도 오늘의 우리처럼 하릴없는 보통날을 보냈을 사람이었다는 것을 기억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