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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나의 시

아름다운 졸음

by Far away from

아가 눈이 감긴다..

아가 눈이 떠졌다..

뭐가 그리 아쉬운지 눈을 떴다 감았다


세상 살며 부정적으로 변해버린 단어 '졸음'

'졸지 마.' '졸음운전하지 마'


하지만 아가의 졸음은 너무 간절하게 아름답다


숨죽이며 지켜보던 졸음과의 사투는

결국 졸음의 승리로 끝나고


그녀가 잠들어버린 후 나의 영혼은

나의 얼굴 표정과 함께 식어버렸다


그녀가 잠든 현실세계

그녀가 부드럽게 날 매만져주던 속눈썹의 쓰다듬도

함께 호흡했던 가녀린 숨소리도 사라져 버린 그곳엔

왜 현재 나의 가장 답답한 것들만 생각이 날까?


그녀가 나와 함께 웃고 놀고 숨 쉴 땐 자신만만했던 내 모습이

그녀가 잠들어버린 어둠 속에선 온데간데없이 사라진다


그녀로부터 시작된 아름다운 졸음은

결국 현실 속 졸음으로 깨어나고


그녀를 따라 아름다운 졸음에 빠지고 싶다는 자아가

처절하게 울부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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