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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나의 시

나의 절망이란

by Far away from

내게 절망이란

쉽고 가벼우며, 때론 상상 속의 것만으로도 강력하다


견고한 것 같던 희망을 좀먹어

그 이름으로 바꾸는 데에는 작은 망상만으로도 충분하다


나는 절망이며

절망은 나이며

그는 불안감에서 싹튼다

불안이란 나의 오랫동안 쌓아온 사상, 경력, 믿음, 모든 인간관계에 우선하여 날 고립되게 만든다


그 불안이란

때론 무척 현실적이며

때론 무척 비현실적이고

때론 망상일 수 있지만 현재가 되기도 한다


그 모든 일도 일어날 수 있다는 걸

불안은 잘 알고 있으며

절망은 그 불안을 이용하는 법을 안다


난 무엇에 기대어 돈을 벌며

무엇으로 미래를 기약하며

무엇을 바라보며 살고 있는가?


내가 적대시하는 것들을 과연 난

적대시할 수 있는 것일까?


미약한 가난함의 그림자가 달빛에 그늘진다

차가운 그 그림자는 시간이 오래 지나도 사라지지 않을 것처럼

그 자리에 가만히 굳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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