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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나의 시

연무

by Far away from

밤사이 알 수 없는 것들로 인해

알 수 없는 일들이 벌어져

도시에 연무가 가득 찼다


살아가는 것들도

죽어가는 것들도

모두 보이지 않고


마치 눈 덮인 세상과 같이

세상의 모든 맑거나 더러운 것들이

연무에 가려진다


한 치 앞도 보이지 않아

연무 속에서 허우적대다 보니

복잡한 마음도, 어수선한 기분도 더불어 가려지고


잊혀졌던 예전 어렸을 적 기억도 떠올라

머릿속에도 까마득히 연무가 피어오른다


해가 떠오르면

꿈이나 망상처럼 과거 속 하나의 기억이 되겠지만


연무 속에 가려진

여러 영혼들의 가녀린 춤사위를

나는 기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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