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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나의 시

눈길

by Far away from

장갑을 벗고 눈길을 걸었다

무척 추운 날씨지만 추위가 느껴지지 않았다


목도리를 벗고

잠바를 벗어보아도

추위가 느껴지지 않았다


내 인생

얼마나 고달프기에 이토록 내 몸이 무뎌진 걸까?


얼마나 더 아프고 단단해져야

날 향한 사회의 모진 매질 멈춰지는 걸까?


혹한의 추위보다 더 매서운 건

이상과 현실의 괴리 속에 허우적대고 있는 나의 주변에

수많은 현실의 삶을 살고 있는 그들을 보는 내 마음


차갑게 식어버린 내 심장은

이미 더 이상 굳어버릴 수 없을 지경이지만


이 곳에서 더 굳고. 더 얼어버리는

끝을 알 수 없는 추위 속의 이 곳은

남극일까? 북극일까?


아무도 알지 못할..

미지의 그 어느 곳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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